100조 원의 시한폭탄
증시 호황을 틈타 빚을 내서 주식에 투자하는 이른바 '빚투'가 급증하면서 가계부채의 시한폭탄으로 지목된 게 바로 마이너스통장입니다. 5대 시중은행의 마이너스통장 미사용 한도는 53조 원을 넘어섰고, 지방은행과 인터넷은행까지 포함하면 약 100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이미 설정된 한도는 별도 심사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 없이 자유롭게 꺼내 쓸 수 있어 언제든 증시 자금으로 둔갑할 수 있는 구조입니다. 실제로 지난달 마이너스통장 대출 잔액은 3년 7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하며 빚투 수요가 맹위를 떨치고 있었습니다.
대출 빗장 거는 금융권
금융당국이 비상관리체계를 가동하자 은행권도 일제히 대출 문턱을 높였습니다. 시중은행은 신규 마이너스통장 한도를 최대 5,000만 원으로 제한하고 만기 연장 시 한도를 깎는 방식으로 관리를 강화했는데요. 우리은행은 온라인 신용대출 창구를 아예 폐쇄했습니다. 인터넷전문은행들도 동참했습니다. 케이뱅크는 신규 마이너스통장 판매를 전면 중단했고, 토스뱅크와 카카오뱅크 역시 기존 한도의 절반 이상을 대폭 축소했습니다. 하지만 이미 부여된 고액 한도가 최대 10년간 유지되는 탓에 규제의 실효성은 떨어지는 상황입니다.
풍선효과와 반대매매 위험
1금융권의 대출 조이기가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습니다. 급전이 필요한 사람들이 금리가 높은 제2금융권으로 밀려나 이자 부담이 가중되는 풍선효과가 대표적입니다. 인터넷은행 역시 중저신용자 대출 의무 비율을 지켜야 하는 난처한 입장에 놓였습니다. 증시 리스크도 커지고 있습니다. 은행 대출이 막히자 증권사 신용융자로 수요가 쏠리며 주가 하락 시 반대매매로 이어질 위험이 확대된 것입니다. 투기성 자금은 차단하되 서민 비상금은 보호하는 정밀한 대응이 필요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