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0만 명을 부른 상어
부산 북항 친수공원 인공수로에 나타난 흑상어 '부캉이'가 엿새째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 9월 18일 처음 발견된 뒤 33일 동안 좁은 수로에 머물며 전국적인 관심을 모았는데요. 실물로 보기 힘든 대형 포식성 어종이자 멸종위기종이라는 희소성이 사람들을 불러 모은 겁니다. 한때 휴일 하루 방문객이 10만 명에 이를 정도였습니다.
부캉이는 지난달 21일 세 번째 유도작업 끝에 수로 밖으로 나갔습니다. 이후 북항 제1부두를 거쳐 약 2㎞ 떨어진 국제여객터미널 앞바다까지 활동 반경을 넓혔죠. 하지만 지난달 27일을 마지막으로 목격 소식이 끊겼습니다.
수온이 만든 이별
전문가들이 주목하는 건 물의 온도입니다. 부캉이를 처음 발견할 당시 북항 표층 수온은 25도 안팎이었는데, 지난달 28일을 기점으로 20도 아래로 떨어졌습니다. 현재는 19도 수준까지 내려갔죠. 흑상어의 적정 서식 수온이 18~26도로 알려진 만큼, 더 추워지기 전에 따뜻한 해역을 찾아 나섰을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최윤 군산대 명예교수는 북태평양 온대해역 흑상어가 수온이 낮아지면 강한 이동성을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친수공원 인근의 전기장과 선박 엔진 소음이 줄어든 시점에 수온 하락이 겹치면서 외해로 방향을 잡았을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당국이 발견 10일 만에 퇴출을 결정한 데 대해선 야생생물 개입 원칙을 되짚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다만 단정은 이릅니다. 국립수산과학원은 자취를 감춘 지 일주일이 되는 오는 3일께 최종 판단을 내릴 예정입니다. 지난달 30일부터는 매일 하던 현장 관찰을 중단하고, 목격 제보가 있을 때만 출동하는 방식으로 바꿨습니다.
남은 건 핫플의 숙제
부캉이가 사라진 자리에는 적막이 남았습니다. 주말 방문객은 하루 1만 명 수준으로 줄었고, 공원을 찾는 이들도 대부분 행사 참가자라는 게 부산시설공단의 설명입니다.
동구청은 방문객을 붙잡기 위해 푸드트럭 도입을 추진하며 지난달 20일 부산시에 공문을 보냈는데요. 부산시는 복합문화전시공간 부지 확보와 방문객 감소 시 가격 부담 우려를 이유로 신중한 입장입니다. 상어 한 마리가 만든 유행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그 뒤처리를 두고도 고민이 남은 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