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무위를 뒤흔든 단종레 공방
2026년 국회 정무위원회 금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이른바 단종레 도입을 둘러싼 진실공방이 뜨거웠습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상품의 상장 과정을 두고 여야 의원들의 집중 질의를 받았는데요. 그는 청와대 지시가 없었고 금융위가 적법한 절차를 거쳐 결정한 사안이라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야당 의원들은 김용범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 도입을 주도했다는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당초 하반기 출시로 예상됐던 일정이 2분기로 앞당겨진 배경에 청와대의 압박이 있었다는 겁니다. 이에 대해 위원장은 외국인 자본 유출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경제적 필요에 따라 시기를 조정한 것이라며 선을 그었습니다. 그러면서도 결과적으로 국민에게 심려를 끼친 점을 인정하며 자리에서 일어나 고개를 숙였습니다.
절차와 보고서를 둘러싼 의문
쟁점은 곳곳에 남아 있습니다. 상장심사 기간이 평균 62일인데 단종레는 29일 만에 끝났다는 점, 금감원이 작성한 150쪽 분량의 리스크 보고서가 제출되지 않았다는 점이 도마에 올랐습니다. 해당 보고서에는 상품을 매우 투기적으로 보는 부정적 견해가 담겨 있었던 것으로 전해집니다.
국민연금이 단종레를 통해 150조원 규모의 이익을 실현한 사실도 언급됐습니다. 야당은 국민연금이 주가 부양 기금으로 전락했다고 비판했고, 위원장은 투자자 보호 조치를 마련했다며 사과의 뜻을 전했습니다. 절차상 문제는 없었다는 원론적 답변이 반복되면서 공방은 좀처럼 좁혀지지 않았습니다.
외국계 초단타 매매 논란
같은 자리에서는 외국계 고빈도매매, HFT를 둘러싼 질타도 이어졌습니다. 김현정 의원은 한국거래소가 외국계 HFT 세력을 우대해 단종레 리밸런싱 시점의 가격 변동성을 키웠다고 비판했습니다. HFT 거래대금이 상장 전 월평균 2700조원에서 상장 후 4200조원으로 52% 늘었고, 서킷브레이커 3회와 사이드카 11회가 발동됐는데도 제재가 없었다는 지적입니다.
HFT가 전체 거래대금의 40%, 외국인 계좌가 그중 85%를 차지하는 구조가 거래소 수익과 맞물려 있다는 문제 제기도 나왔습니다. 위원장은 불공정거래를 상시 모니터링하고 위법행위에는 엄정 대응하겠다며 거래소 지배구조 재검토를 약속했습니다. 단종레를 둘러싼 책임 공방과 시장 구조 개편 요구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