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사위원장 자리 둘러싼 여야의 줄다리기
22대 국회 후반기 원구성 협상이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 자리를 두고 삽시간에 교착 상태에 빠졌습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무려 여덟 차례에 걸쳐 협상 테이블을 마주했지만, 끝내 핵심 쟁점을 좁히지 못하고 막판 대치로 치달았는데요. 민주당은 상임위원 명단을 단독으로 제출하며 압박 수위를 높였고, 국민의힘은 법사위원장 배분이 먼저라는 입장을 고수하며 명단 제출을 거부했습니다.
조정식 국회의장은 국민의힘에 상임위원 명단을 26일 정오까지 제출하라고 최후통첩을 내놓았습니다. 만약 기한 내에 명단이 제출되지 않으면 의장이 직접 위원을 선임하는 절차를 검토할 수밖에 없다는 방침입니다. 이처럼 국회 정상화를 위한 시계가 빠르게 돌아가는 가운데, 양당의 대립은 갈수록 험악해지고 있습니다.
입법 효율성과 견제 균형 사이에서
민주당이 법사위원장 확보를 절대 양보할 수 없다고 보는 이유는 상당히 구체적입니다.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 논의를 비롯해 후반기 국회에서 다뤄야 할 핵심 법안들이 법사위를 거쳐야 하기 때문인데요. 집권 여당으로서 민생 현안을 신속히 입법으로 뒷받침하려면 위원장직을 확보하는 게 필수적이라는 입장입니다.
반면 국민의힘은 민주화 이후 형성된 관례를 내세우고 있습니다. 원내 제2당이 법사위원장을 맡아 견제와 균형을 이루는 것이 상식이라는 주장인데요. 사실 전반기 법사위의 가결률이 5.3%에 그칠 정도로 여야 대립이 극심했던 점을 고려하면, 후반기에도 같은 교착 상태가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것도 당연합니다. 국민의힘은 법사위뿐만 아니라 정무위나 산자위 등 주요 경제 상임위 확보도 함께 요구하며 협상의 폭을 넓히고 있습니다.
국회 정상화의 시계는 흐르고 있는데
민주당은 26일까지 협상이 이뤄지지 않으면 당일 본회의를 열어 18개 상임위원장을 모두 단독 선출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내비쳤습니다. 물론 21대 총선 이후 18개 상임위를 모두 독식했던 전례가 있긴 하지만, 당시 상당한 정치적 역풍을 맞았던 점을 보면 실제 강행 여부는 내부적으로도 고심이 깊은 상황입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시한 설정을 '협박 정치'라고 규정하며 맞서고 있습니다. 정점식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구체적인 협상안 없이 법사위 포기만 요구하고 있다고 비판했는데요. 7월 임시국회를 앞두고 내년도 예산 심사와 민생 법안 처리 일정이 밀릴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양당이 대화의 여지를 완전히 닫아서는 안 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법사위원장직이라는 민감한 카드를 둘러싼 양측의 입장이 워낙 첨예해 단순한 타협이 나오기도 쉽지 않은 형국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