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의 마지막 관문, 호르무즈
이란 안보 수장이 미국이 내놓은 답변을 두고 "설득력이 없다"고 평가했습니다. 3일 보도된 발언에서 이란은 미국의 회신이 자국이 요구한 조건을 충족하지 못한다며, 호르무즈 해협 재개는 그 조건이 먼저 받아들여진 뒤에야 논의될 수 있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는데요.
쟁점은 순서입니다. 이란은 해협 재개를 협상의 결과물이 아니라 선행 조건의 이행으로 보고 있습니다. 통행 정상화를 먼저 확인하려는 미국과, 자신들의 요구가 관철된 뒤에야 움직이겠다는 이란 사이에 시각차가 그대로 드러난 겁니다.
왜 호르무즈인가
호르무즈 해협은 페르시아만과 오만만을 잇는 폭 40킬로미터 안팎의 길목입니다. 전 세계 해상 원유 물동량의 상당 부분이 이 좁은 수로를 지나는데요. 이 해협이 막히면 원유 가격뿐 아니라 해상 운임과 보험료까지 한꺼번에 뛰게 됩니다. 실제로 긴장이 고조될 때마다 국제 유가는 민감하게 반응해 왔습니다.
반대로 이란 입장에서 호르무즈는 가장 강력한 협상 카드입니다. 제재 완화와 동결 자산 해제 같은 경제적 요구를 관철할 수단이 여기에 걸려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이번 교착은 단순한 통행 문제가 아니라 제재와 안전보장을 맞바꾸는 협상의 성격을 띠고 있습니다.
남은 조건과 전망
관건은 미국이 어떤 추가 조치를 내놓을 수 있느냐입니다. 이란은 답변의 문구가 아닌 이행을 요구하고 있어, 표현을 다듬는 것만으로는 타결이 어렵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양측이 원하는 순서가 정반대라는 점이 협상의 최대 걸림돌인 셈입니다.
다만 대화의 끈은 완전히 끊기지 않았습니다. 요구와 답변이 오갔다는 것 자체가 협상 채널이 살아 있다는 신호이기 때문입니다. 당장의 해협 통행은 한동안 불확실한 상태로 남을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에너지 시장이 이 발언 하나에 민감하게 흔들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