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불청객, 벌과 뱀 사고 주의보
8월이 깊어가면서 전국적으로 폭염이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이런 날씨에는 야외 활동이 늘어나는데요, 덩달아 벌이나 뱀과 관련된 안전사고도 급증하고 있습니다. 질병관리청과 제주소방안전본부가 잇따라 주의보를 발령하며 도민과 관광객들의 각별한 경계를 당부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실제로 최근 5년간의 데이터를 보면 위험은 결코 과장이 아닙니다.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벌에 쏘여 응급실을 찾은 환자는 3,405명에 달했고, 그중 15명이 숨졌습니다. 벌 쏘임 사고의 72%가 7월에서 9월 사이에 집중됐으며, 특히 8월이 전체의 26% 가까이를 차지해 가장 위험한 달로 꼽혔습니다. 제주에서도 같은 기간 292명의 부상자가 발생했고, 8월이 28.8%로 정점을 이루었습니다.
휴가철과 수확철에 몰리는 사고
사고 패턴도 눈에 띕니다. 벌 쏘임은 주로 낮 12시부터 오후 6시 사이, 그리고 주말에 집중되는 경향을 보입니다. 연령대별로는 60대 이상이 전체의 40%를 넘게 차지했는데, 이들은 주로 벌초나 농작업 중에 쏘이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반면 젊은 층은 산이나 바다 등에서 여가활동을 하다가 사고를 당하는 비율이 높았습니다.
뱀 물림 사고 역시 여름철에 집중되지만, 시기와 양상은 조금 다릅니다. 전체 사고의 57%가 7~9월에 발생했고, 특히 9월이 24.7%로 가장 많았습니다. 뱀 물림은 입원율이 60%에 달해 벌 쏘임보다 훨씬 중증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피해의 대부분은 50대 이상 고령층의 농작업 중에 발생했습니다. 9월에 뱀 물림 환자의 70% 이상이 50대 이상이었다는 점은 수확철의 위험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예방과 응급처치, 작은 습관이 핵심
전문가들은 사고를 막기 위해서는 예방 습관 하나하나가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벌을 피하려면 어두운색보다는 밝은색의 긴소매 옷을 입는 것이 좋고, 벌집을 발견했을 때는 절대 직접 손대지 말아야 합니다. 제주소방안전본부는 개인이 제거하려다 오히려 공격을 받는 경우가 많다며, 반드시 119에 신고해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것을 당부했습니다.
만약 벌에 쏘였다면 신용카드나 면도기 등으로 벌침을 긁어내 제거해야 합니다. 손으로 집어 뽑으면 독주머니가 더 짜여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뱀에 물렸을 때는 상처 부위를 심장보다 낮게 유지하고 움직임을 최소화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며, 입으로 독을 빨아내거나 술과 카페인을 마시는 행위는 독소 확산을 부추길 수 있어 절대 해서는 안 됩니다.
올여름 유례없는 폭염이 지속되면서 벌과 뱀의 활동량도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휴가를 떠나는 이들도, 일상을 이어가는 이들도 야외에서 한 번 더 주위를 살피는 습관이 필요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