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복보다 죽음을 택한 이유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서 생포한 북한군 병사 가운데 한 명이 항복을 거부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다 턱과 얼굴에 심각한 부상을 입은 사실이 뒤늦게 공개됐습니다. 미국 북한 전문 매체 NK뉴스가 다큐멘터리를 통해 전한 내용인데요. 우크라이나 제95독립공수여단 의료진은 해당 병사의 상처가 전투 중 총상이 아니라 자해로 인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마취과 의사 이호르 막시미신은 병사의 얼굴이 심하게 손상되고 아래턱이 부러졌으며 한쪽 팔도 다쳤다고 전했습니다. 그는 병사가 항복을 원하지 않아 자살을 시도했고, 대량 출혈을 일으킨 안면 외상도 그 과정에서 생겼다고 밝혔습니다. 의료진은 응급 수술과 치료로 목숨을 구했고, 이후 병사는 한국행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파병 규모와 전장의 증거
북한은 2024년 10월부터 러시아에 병력을 파견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현재까지 1만6천 명 이상이 배치됐고, 순환 배치를 거친 누적 병력은 약 2만5천 명으로 추산됩니다. 같은 해 말부터는 러시아군과 함께 우크라이나군을 상대로 한 전투에 투입됐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생포된 북한군은 단순한 포로를 넘어 파병의 실체를 보여주는 증거로 평가됩니다. 키이우 수용시설에서 한국어로 심문받는 영상이 공개됐고, 1999년생 정찰저격수라는 신원도 알려졌습니다. 두 포로는 국내 언론 인터뷰와 탈북민 단체에 보낸 편지 등을 통해 한국행 의사를 밝혀왔습니다. 외교부는 전원 수용한다는 기본 원칙과 관계 법령에 따라 필요한 보호와 지원을 제공하겠다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송환을 둘러싼 법적 딜레마
문제는 이들의 거취를 두고 국제법 해석이 엇갈린다는 점입니다. 제네바협약 제118조는 적대 행위가 끝난 뒤 전쟁포로를 본국으로 송환하도록 규정합니다. 반대로 국제인도법은 박해 우려가 있는 국가로의 강제 송환을 제한하고 있습니다. 북한으로 돌아갈 경우 신변이 위태로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우크라이나는 아직 두 포로의 신병 처리 방향을 결정하지 못했습니다. 한국과 우크라이나는 외교장관 회담과 정상회담을 통해 국제법과 인도주의 원칙에 따라 문제를 풀고 당사자의 자유로운 의사를 존중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결국 이 사안은 북한 파병의 실상을 알리는 동시에, 이념과 안보, 인권이 얽힌 외교적 과제로 남아 있습니다. 향후 송환 절차와 신병 처리 결과에 국제사회의 관심이 쏠릴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