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작권 전환, 이제 의회가 관문이다
미 상원 군사위원회가 2027회계연도 국방수권법안을 통과시키면서 한반도 안보 지형에 큰 변화가 예고되었습니다. 법안은 내년 3월부터 2030년까지 미 국방장관이 전작권 전환 로드맵을 90일마다 의회에 보고하도록 의무화했는데요. 이는 기존에 행정부가 주도하던 전작권 전환 과정에 의회가 직접 개입하는 신호탄으로 풀이됩니다. 특히 보고서에는 미 인도태평양 사령관과 주한미군사령관의 조건 충족 평가가 반드시 들어가야 해서, 군 전문가들의 보수적 판단이 전작권 전환 시기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입니다.
사실 이번 법안은 전작권 전환 자체를 예산 사용 전 의회 인증 대상으로 규정한 점에서 주목받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합의된 계획에서 벗어날 때만 인증이 필요했는데, 이제는 전환 완료를 위해서도 국방장관이 미국의 국익에 부합함을 입증해야 합니다. 이는 조건에 기초한 전환 원칙을 더욱 엄격하게 적용하려는 미 의회의 의지를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이재명 대통령 임기 내인 2030년까지 전작권을 넘겨받으려던 우리 정부의 계획에도 제동이 걸릴 수 있는 부분입니다.
주한미군 규모 동결과 새로운 인증 장벽
이번 법안은 주한미군 규모를 기존의 2만 8500명 미만으로 줄이지 못하도록 예산 사용을 제한하는 내용도 담고 있습니다. 이는 주한미군 감축과 전작권 전환이라는 두 축을 동시에 움직이지 못하게 하는 셈인데요. 미 의회는 행정부가 동맹국의 안보 태세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성급하게 전환을 추진할 수 있다는 우려를 표면화한 것으로 보입니다.
당연히 우리 국방부는 미 의회를 향한 설명 작업에 분주한 상황입니다. 전작권 전환이 오히려 한미 연합방위태세를 강화할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양국 정상의 정치적 의지를 전달하고 있다고 합니다. 다만 미 의회는 행정부와 다른 정치적 시각을 가지고 있으며, 전환 이후에도 미국의 영향력과 동맹 결속력이 유지될 것임을 납득시키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한반도를 둘러싼 새로운 안보 렌즈
이번 법안에서 눈에 띄는 점은 한국 내 중국 공산당의 영향력을 처음으로 별도 평가 대상으로 삼은 것입니다. 미 의회는 국방장관에게 주한미군의 정보 보안 위험과 이중용도 상업재 공급망의 취약성, 그리고 한국 내 중국 기술기업의 성장이 미국의 방위 이익에 미치는 영향을 상세히 보고하라고 요구했습니다. 이는 한미 동맹의 안보 협력에 중국의 개입 가능성을 직시하고 공급망 안전을 확보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됩니다.
이러한 움직임은 미 국방부가 최근 중국의 대표 기술기업들을 군사기업 명단에 추가하는 등 대중국 압박 기조와 맞닿아 있습니다. 의회 차원에서도 한반도를 둘러싼 안보 논의가 북한 문제를 넘어 중국과의 전략적 경쟁 차원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앞으로 전작권 전환과 관련한 한미 간 협상은 단순한 군사적 절차를 넘어 의회의 감시와 중국 견제라는 복합적인 변수 속에서 진행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