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공항 부지, 반도체 클러스터로 낙점되다
광주 군공항 부지가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의 최종 입지로 확정되면서, 800조 원 규모의 투자가 본격화될 전망입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곳에 메모리 팹 4기를 건설할 계획인데요. 이미 평탄화가 완료된 국유지라 부지 공사 기간을 크게 줄일 수 있고, KTX 역과 인접해 인력 확보와 정주 여건도 우수하다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청와대는 매달 대통령 주재 민관합동 점검회의를 열어 부처 간 이견을 조정하고 사업 진도를 직접 관리하기로 했습니다.
정부는 임기 내 완공을 목표로 속도전에 나섰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불법이 아닌 한 모든 행정 절차를 동시에 추진하라고 지시했는데요. 특히 기존 환경영향평가 결과를 원용하고 특례법을 적용해 평가 기간을 대폭 단축하기로 했습니다. 토지 취득 역시 협의와 강제 수용 절차를 병행해 알박기 등으로 인한 지연을 막는다는 방침입니다. 당연히 이런 속도감은 글로벌 AI 반도체 경쟁에서 선점을 위한 선택으로 풀이됩니다.
전력 확보와 환경 문제가 남은 과제
사업의 규모가 워낙 크다 보니 넘어야 할 산도 적지 않습니다. 안정적인 전력 확보와 환경영향평가 간소화가 프로젝트의 가장 큰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반도체 공장은 24시간 가동이 필수라 기저전원 확보가 관건인데요. 정부는 27GW 이상의 추가 전력 공급을 검토 중이며, 영광과 울주 등 기존 원전 부지 활용 방안과 LNG 발전 도입도 배제하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환경단체들은 평가 절차를 축소하는 것이 안전장치를 허무는 것이라며 강하게 우려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군공항 부지 선정으로 인해 20년간 추진돼 온 마륵동 탄약고 이전 사업이 사실상 무산되면서, 이미 집행된 2,600억 원 넘는 예산이 허투로 낭비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해당 지역 주민들의 재산권 행사 제약이 계속된다는 점에서 지역적 갈등의 뇌관이 남아있는 셈입니다.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은 실무 지원단을 꾸려 전력·용수 공급과 인재 양성을 신속히 준비하겠다고 밝혔지만, 군공항의 조기 이전이라는 선행 조건을 해결해야 한다는 점은 여전히 남아있습니다.
정치 공방 속에서도 실용적 해법이 필요한 이유
프로젝트를 둘러싼 정치권의 공방도 거세지고 있습니다. 야당 일각에서는 관치 경제나 기만적인 정치쇼라며 국정조사와 특검을 요구하고 있는데요. 이에 대해 여당은 기업 이사회와 시장 수요에 따른 투자 결정을 정치적 압박으로 모는 것은 무책임하다고 맞서고 있습니다. 반대로 일부에서는 지역 간 균형 발전이라는 명분과 산업 중복 투자 우려가 동시에 제기되면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협조는 못 하더라도 방해는 말아야 한다며 초당적 협력을 거듭 당부했습니다.
이 가운데 오세정 서울대 명예교수는 정부의 발표 방식에는 아쉬움이 있지만, 대규모 산업 육성에서 정부의 역할은 필수적이라고 짚었습니다. 메가 프로젝트의 성공 여부는 이념이 아닌 실용적인 제도 정비에 달려 있습니다. 주52시간 근로제 유예나 전력 인프라 확충 같은 현실적인 과제를 풀어야 기업들이 투자에만 집중할 수 있고, 그래야 호남을 넘어 국가 전체의 반도체 경쟁력이 한 단계 도약할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