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명 10개월 만의 전격 귀국
베네수엘라 야권 지도자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가 10여 개월의 망명 생활을 끝내고 25일(현지시간) 귀국했습니다. 파나마에서 콜롬비아를 거쳐 육로로 들어온 그는 중서부 라라주 바르키시메토의 한 교회에서 모습을 드러냈는데요. 소셜미디어에 "나는 여기 있다. 여러분과 함께"라고 올리자 지지자들은 박수와 환호로 화답했습니다.
노벨평화상 수상 이후 해외에 머물던 그가 고국 땅을 밟은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앞서 일곱 차례 귀국 시도는 모두 무산됐습니다.
마두로 없는 베네수엘라, 남은 숙제
마차도는 2024년 대선을 앞두고 야권 단일 후보로 뽑혔지만 대법원의 피선거권 박탈로 출마하지 못했습니다. 대신 에드문도 곤살레스가 나섰고, 야권은 승리를 주장했으나 선거 당국은 마두로의 재선을 선언했습니다.
2026년 1월 마두로 전 대통령이 미국으로 압송돼 마약 혐의로 기소되면서 부통령이던 델시 로드리게스가 임시 대통령직을 맡았습니다. 로드리게스 정부는 미국 기업과 유전 개발 계약을 맺어 생산량의 55%를 넘기는 조건을 받아들였는데, 마차도는 "베네수엘라 자원은 국민의 것"이라며 비판해 왔습니다.
헌법은 대통령 부재 시 180일 안에 조기 대선을 치르도록 규정합니다. 하지만 임시 정부는 대법원을 통해 일정을 미루고 있고, 마차도는 늦어도 내년 7월까지 대선을 치러야 한다고 압박합니다.
미국의 셈법, 갈라지는 전망
미국의 반응은 엇갈립니다.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귀국이 "미국이 지원한 화해 협상의 직접적 결과"라며 정치범 석방을 성과로 내세웠습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그녀가 내게 노벨상을 줬다"며 호의적인 말을 남기면서도, 귀국 사실은 사전에 알지 못했다고 했습니다.
전문가들의 시선은 냉정합니다. 트럼프 행정부의 핵심 관심사가 로드리게스와의 석유 사업인 만큼, 마차도가 급격한 변화를 밀어붙이기 어렵다는 관측입니다. 일부 연구자는 대선이 2028년에나 가능할 것으로 봅니다.
마차도는 전국 23개 주를 순회하며 정치 조직을 재건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가상 대선 대결에서 로드리게스 임시 대통령을 크게 앞선다는 조사도 있습니다. 다만 물가 상승률이 400%를 넘고 전력난까지 겹친 가운데, 귀국이 시위로 번질지 협상으로 흡수될지는 미지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