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심의 결론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이 김건희 여사에게 명품 가방을 건넨 혐의로 기소된 사건에서 1심 법원이 김 의원에게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는 30일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에 대해 이같이 판단했는데요. 함께 기소된 배우자 이선애 씨에게는 벌금 500만 원과 가방 몰수가 선고됐습니다.
법원이 본 대가성
사건의 중심에는 2023년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 직후 김건희 여사에게 전달된 267만 원 상당의 로저비비에 클러치백이 있습니다. 특검은 윤석열 전 대통령 자택 압수수색에서 감사 편지와 함께 이 가방을 발견했고, 김 의원 부부가 당대표 선거 지원에 대한 답례로 가방을 건넨 것으로 봤습니다. 재판부도 가방이 단순한 인사 선물이 아니라 선거 지원에 대한 답례라고 판단했습니다. 윤 전 대통령이 당원투표 비중을 100%로 높이는 당헌 개정에 영향을 미치고 경쟁 후보들을 비판하는 등 당대표 선거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겁니다. 가방의 대가성과 직무 관련성은 인정된 셈입니다.
그런데 김 의원의 책임은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가방 결제 대금이 김 의원의 국회의원 급여 계좌에서 나갔고, 가방에 김 의원의 직함이 적힌 메모가 붙어 있었지만, 재판부는 공모를 입증할 객관적 증거가 부족하다고 봤습니다. 배우자나 직원이 김 의원의 관여 없이 가방을 전달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이유입니다. 부부 사이라는 정황만으로 유죄를 단정할 수 없다는 판단입니다.
정치권 반응과 항소심 전망
김 의원은 판결 직후 페이스북에서 특검의 기소를 정치 탄압이라고 비판했습니다. 그는 특검을 “좀비 특검”이라고 부르며 “묻지마 기소”였다고 주장했고, 무죄 선고에는 감사를 표했습니다. 배우자에게 벌금형이 내려진 데 대해서는 객관적 증거 없이 추측성 보도와 기소에 기댄 판단이라며 납득하기 어렵다고 했습니다.
반대로 더불어민주당 전은수 원내대변인은 국민적 상식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판결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배우자가 남편과 상의 없이 영부인에게 명품 가방을 건넸다는 설명을 받아들이기 어렵고, 당대표 선거 지원의 이익을 실제로 누린 사람은 김 의원 본인이라는 겁니다. 조국혁신당도 가족을 앞세운 로비에 면죄부를 준 것 아니냐며 반발했습니다. 특검은 즉각 항소하겠다고 밝혔고, 항소심에서는 공모 관계와 가방의 성격이 다시 심리될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