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km 건너의 자주포
김포 애기봉 평화생태공원 조강전망대에서 북한 황해도 개풍군 해안가에 배치된 122mm 자주포 3대가 포착됐습니다. 자주포는 남쪽을 향해 자리 잡고 있었고, 전면에는 '조선 인민의 철천지 원수인 미제침략자들을 소멸하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는데요. 자주포 주변에서는 병사들이 사주경계를 서고, 초소에 소총을 세워둔 채 잠든 모습도 관찰됐습니다. 해안선을 따라 전기 철책과 전술도로가 설치된 점도 확인됐는데, 국경 요새화 작업이 상당히 진행됐음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현장에는 내외신 기자와 천하람 개혁신당 의원, 외국인 관광객까지 몰렸습니다. 대만에서 온 한 관광객은 "북한을 직접 보는 경험이 신기했다"고 했고, 김포 시민은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는 움직임을 직접 확인하고 싶었다고 전했습니다.
여야의 엇갈린 시각
천하람 의원은 SNS에 현장 방문기를 올리며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그는 "시민들이 커피를 마시는 곳에서 1.5km 떨어진 강 건너에 북한군 자주포가 우리 국민을 겨냥하고 있었다"며 김포·강화도 일대에만 8대가 배치돼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한 달 전 서부전선 DMZ에서 북한 지뢰가 터져 장병 3명이 중상을 입고 한 명은 발목이 절단된 사건을 언급하며, 이재명 대통령이 국군의 날 기념사에서 '북한의 도발' 대신 '불의의 사고'라고만 표현한 점을 문제 삼았습니다.
반대로 더불어민주당은 북한의 전진 배치를 규탄하면서도 대화의 문을 열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신현영 대변인은 자주포가 기존 구형 체계라 새로운 대응 수단으로 보기는 어렵지만, 통상 은폐되는 포병 전력을 철책선 앞에 드러내 배치한 건 이례적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당은 군이 면밀히 주시하며 즉각 대응할 태세를 갖춰야 한다고 했고, 정부가 23일 제안한 남북 군사당국회담에 북한이 나와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진짜와 가짜 사이
이번 사안이 온라인에서 커지면서 확인되지 않은 이미지도 함께 퍼졌습니다. 스타벅스 김포애기봉점에서 고객들이 창밖으로 자주포를 바라보는 사진이 화제가 됐는데, 검증 결과 AI로 조작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실제로 자주포가 있는 지역은 전망대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 맨눈으로는 확인이 불가능하고, 고성능 카메라의 줌 기능이 있어야 관찰할 수 있습니다. SBS가 전망대에서 촬영한 영상에서도 스타벅스 창문으로 자주포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북한군 접경지 집결을 담았다는 딥페이크 이미지도 확산하고 있습니다. 접경 지역의 긴장이 높아질수록 사실과 조작된 이미지가 뒤섞여 혼란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군사적 긴장과 정보의 진위가 동시에 도마 위에 오른 상황인데요. 현장의 사실관계를 정확히 확인하는 일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