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에서 던진 평화 구상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몽골 울란바타르에서 열린 제11차 동북아 안보대화에서 한반도 평화체제를 위한 남북미중 4자 대화를 제안했습니다. 정 장관은 연설에서 북한을 공식 국호인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DPRK)'으로 지칭하며 이재명 정부의 평화공존 정책 기조를 분명히 했는데요. 이는 북한의 국가성을 인정하고 신뢰를 쌓겠다는 의지로 풀이됩니다. 몽골의 오흐나 후렐수흐 대통령은 한국 정부의 평화공존 정책에 확고한 지지를 표하며 양국 관계가 황금시대를 맞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바트뭉흐 바트체첵 외교부 장관 역시 몽골의 비핵무기지대 정책과 한국 정책의 접점을 언급하며 협력 의지를 밝혔습니다.
경제 협력으로 대화의 물꼬를
정 장관은 대화의 틀을 넓히는 구체적 방안으로 광역두만개발계획(GTI) 재가입을 강력히 촉구했습니다. 시베리아횡단철도와 중국횡단철도, 몽골횡단철도를 연결하고 서울-베이징 고속철도와 북극항로를 잇는 유라시아 물류망 구상을 제시했는데요. 이러한 경제 협력안은 북한을 최대 수혜자로 내세우며 대화에 참여하도록 유인하려는 전략으로 보입니다. 이와 함께 남북몽 3자 협력과 희토류 개발, 보건의료 분야 협력 등 실무적인 현안도 폭넓게 논의되었습니다. 특히 몽골 측은 연간 30만 명에 달하는 인적 교류와 관련해 비자 절차 개선을 요청하며 양국 간 실질적 협력 강화를 바라는 뜻을 내비쳤습니다.
낭만과 현실 사이
하지만 이런 구상들이 실현되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북한은 2019년 이후 울란바타르 대화에 한 번도 참석하지 않았고, 최근에는 적대적 두 국가 기조를 명확히 하며 남측과의 대화를 사실상 거부하고 있습니다. 결국 모든 평화 구상의 전제는 북한의 응답인데, 현재로서는 이 조건을 충족하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평입니다. 몽골이 남북한 모두와 우호적 관계를 맺고 있어 중재자 역할 기대감은 있지만, 당장 북한이 움직일 가능성은 낮은 상황입니다. 비비언 발라크리슈난 싱가포르 외교장관도 최근 방북 후 북한이 의미 있는 대화 채널을 열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진단한 바 있습니다. 통일부는 이번 방문을 통해 국제적 지지를 확보한 성과가 있다고 평가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몽골을 포함한 국제사회와의 협력을 꾸준히 이어갈 방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