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유세 부담에 던져지는 급매물
정부가 초고가 및 비거주 주택에 대한 세 부담을 높이는 개편안을 내놓으면서 부동산 시장이 술렁이고 있습니다. 공시가격 상승으로 종합부동산세를 비롯한 보유세 부담이 커지자, 다주택자와 고가 주택 보유자들을 중심으로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매물을 급하게 내놓는 이른바 '세금 급매' 현상이 뚜렷해졌는데요. 집주인들이 세금 납부 기한 전에 자산을 서둘러 정리하려는 움직임이 시장 전반에 확산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2000년대 초반에 지어진 전용면적 84㎡ 규모 아파트도 세금 부담을 피하기 위해 급매로 등장했습니다. 매도자들은 보유세 부과 기준일 전에 거래를 마치려 가격 경쟁력을 높이고 있으며, 이런 물량이 점차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강남권을 중심으로 확산되는 매도 고민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등 초고가 주택 밀집 지역의 공인중개사무소에는 세금 문의와 매도 상담이 크게 늘었습니다. 특히 35억 원 이상의 초고가 주택을 보유한 고령층 사이에서는 장기보유특별공제 혜택 축소가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데요. 2029년 이후 매도 시 양도세 부담이 급격히 늘어나는 구조라, 그 전에 주택을 처분하려는 경향이 강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신한은행 프리미어패스파인더 우병탁 전문위원은 35억 원 이상 초고가 주택은 종부세와 양도세 부담이 모두 커져 매물 증가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습니다. 반면 35억 원 이하 주택은 양도세 제한을 받지 않아 매물 증가 폭이 상대적으로 작을 것으로 내다보았죠.
당연히 시장에서는 증여나 상속을 고민하는 집주인들이 늘어나는 모습도 포착되고 있습니다. 세 부담을 줄이기 위한 방안을 찾아 헤매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중개업소의 문의량은 평소보다 크게 증가했습니다.
매수자 관망과 전월세 시장의 불안
매도자들이 조급한 사이 매수자들은 오히려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세금 부담으로 인해 추가적인 급매물이 쏟아질 것을 기대하며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겁니다. 가격 하락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서둘러 계약을 체결하기보다는 관망세를 유지하는 매수자들이 적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런 상황이 전월세 시장의 불안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임대인들이 세금 부담을 줄이기 위해 실거주로 전환하면서 전월세 물량이 감소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죠. 물론 일부 임대인은 늘어난 세금을 임차인에게 전가하려 할 가능성도 있어, 실제 집을 구하는 세입자들의 전월세난이 더욱 심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됩니다.
정부는 이러한 시장 불안과 전월세 물량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비아파트 공급 확대를 포함한 종합 대책을 조만간 발표할 계획입니다. 다만 세금 부담과 시장 심리가 얽힌 만큼, 단기적인 대책보다는 근본적인 주거 안정화 방안이 시급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