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넘어 데이터센터까지"…운용사들, AI 테마 ETF 쏟아내

마뉴아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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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달 전 수정 · 2026년 8월 4일 오후 1:46

발행: 2026년 8월 4일 오전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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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4일 국내 자산운용사들이 AI 데이터센터 인프라, 메모리 반도체, CPU, 피지컬AI 등 세분화된 영역에 투자하는 다양한 ETF를 잇달아 출시했다. AI 투자가 단순 칩 중심에서 산업 전반의 가치사슬로 확장되는 흐름을 보여준다.

AI 투자가 칩 하나에서 품어 올린 가치사슬

8월 4일 단 하루에 국내 자산운용 4곳이 AI와 반도체를 테마로 한 신규 ETF를 잇달아 선보였습니다. 이는 단순히 반도체 하나를 노리던 시대가 지나고, AI 산업의 물리적 기반 전체를 아우르는 투자 패러다임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방증입니다. 과거 엔비디아나 GPU 중심의 접근법에서 벗어나, 이제는 데이터센터 인프라와 메모리, CPU, 나아가 로보틱스까지 포트폴리오의 후보가 되고 있는 것이죠.

메모리와 인프라, 각자의 무기는 다르다

한화자산운용은 SK하이닉스와 샌디스크에 각각 25%를 투자하고 나머지 50%는 국고채로 채운 채권혼합 ETF를 내놓았습니다. 퇴직연금 계좌에서 안전자산으로 분류돼 한도 제한 없이 100% 투자가 가능한 게 특징인데요. 이 상품 뒤에는 AI 병목이 GPU에서 HBM·D램, 나아가 낸드와 eSSD로 이동한다는 판단이 깔려 있습니다. 메모리 업황이 곧바로 주가에 반영되는 '퓨어 플레이어' 구조로 설계한 셈이죠. 변동성은 국고채가 잡아주고, 성장성은 메모리 반도체가 담당하는 방식입니다.

DB자산운용은 데이터센터 전력과 냉각, 네트워크 등 인프라 밸류체인을 담은 ETF를 출시했습니다. AI 모델이 고도화될수록 전력 소비와 발열 문제가 심화되면서, 반도체 칩만큼이나 인프라 기업의 중요성이 커졌다는 분석을 반영한 것입니다. 국제에너지기구도 2035년까지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죠.

우리자산운용은 삼성전자와 현대차에 각각 25%씩 총 50%를 집중 배분한 피지컬AI ETF를 선보였습니다. 삼성전자를 '두뇌', 현대차를 '몸통'으로 설정하고 로보틱스·부품·에너지 기업을 함께 편입해 초기 산업의 변동성을 완화했습니다. 삼성자산운용은 ARM·AMD·인텔 등 미국 CPU 기업 10곳에 투자하는 ETF를 상장했는데, AI 에이전트 시대에 시스템 전체를 조율하는 CPU의 역할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을 담았죠.

뜨거운 자금, 그러나 변수는 남아있다

상품은 쏟아지는데 시장의 온도는 미묘합니다. 최근 글로벌 빅테크의 AI 투자 속도 조절 우려와 정점론이 나오면서 메모리 반도체와 데이터센터 관련 종목이 크게 출렁였죠. DB자산운용은 이런 단기 조정이 구조적 성장을 훼손하지 않는다고 보면서도, 밸류체인 전반에 분산 투자하는 방식으로 리스크를 분산하려 했습니다.

반면 개별 종목에는 여전히 공격적인 자금이 몰리고 있습니다. SK하이닉스를 추종하는 레버리지·인버스 ETF의 운용자산이 약 55억 달러에 달해 세계 단일 종목 기준 최대를 기록했습니다. 미국 3배 레버리지 ETF인 SOXL은 지난 7월 한 달에 69억 달러가 순유입되는 등 반도체가 레버리지 투자의 중심축으로 굳건히 자리하고 있죠.

운용사들은 AI의 다음 단계를 각자 다른 방식으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메모리 중심의 안정적 접근도 있고, 인프라 전반을 아우르는 분산 전략도, 로보틱스라는 새 영역에 베팅하는 시도도 있습니다. 투자자들이 선택지를 넓히는 건 분명한데, 이 선택이 옳은 방향으로 작동할지는 AI 산업의 실제 수요 증가가 뒷받침해줄 때 비로소 확인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