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스닥 상장 임박한 스페이스X, 흥행 돌풍과 논란 사이
스페이스X가 오는 12일 미국 나스닥 시장에 공식 상장하며 역대 최대 규모의 기업공개를 앞두고 있습니다. 공모가는 주당 135달러로 책정되었고 기업 가치는 최대 2조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는데요. 국내에서도 미래에셋증권이 진행한 2차 청약이 시작 2분 만에 완판되는 등 투자 열기가 식을 줄 모르고 있습니다. 이번 상장은 단순한 우주 기업의 증시 데뷔를 넘어 글로벌 자본 시장의 주요 변수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사실 스페이스X의 흥행은 예상된 수준이었습니다. 스타쉽 발사와 스타링크 서비스 확장으로 기업 가치가 가파르게 상승했고, 목표 조달액의 두 배에 달하는 1,500억 달러 규모의 투자 주문이 몰렸습니다. 국내 주요 자산운용사들도 관련 ETF에 스페이스X를 최대 25%까지 편입하며 경쟁적으로 포트폴리오에 담으려 했습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공모가 단계부터 투자하는 액티브 전략을 취했고, 미래에셋과 삼성자산운용은 상장 후 지수 추종 방식으로 편입할 계획입니다.
반면 냉정한 시각도 적지 않습니다. 기업 가치 평가의 권위자인 아스와스 다모다란 뉴욕대 교수는 적정 주가를 100달러로 분석하며 현재 공모가가 25% 이상 고평가되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특히 AI 사업 부문의 잠재 시장 규모가 과도하게 부풀려졌으며, 빅테크 간 경쟁으로 마진율이 45%에서 25%로 하락할 수 있다는 점을 핵심 리스크로 꼽았습니다. 물론 상장 직후에는 투자 심리가 작용해 거래가 활발할 것이라는 전망에는 동의했습니다.
당연히 적자 기업의 상장이라는 점도 부담입니다. 스페이스X는 매출 190억 달러에 순손실 50억 달러를 기록 중인데요.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적자 기업은 상장 첫날 주가가 급등하지만 3년 후에는 마이너스 수익률로 돌아서는 경우가 많습니다. S&P500 편입 역시 직전 4개 분기 연속 흑자가 필수 요건이라 2028년 이후로 미뤄진 상태입니다. 다만 유통주식 수 기반의 지수 산정 방식 덕분에 시장 시스템이 붕괴될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국내 투자자들의 제한된 선택과 새로운 기회
국내 개인 투자자들에게는 직접적인 청약 기회가 거의 열리지 않았습니다. 국내 증권사들이 취급한 투자 상품은 대부분 전문투자자와 법인을 대상으로 한 사모 방식이었고, 일반 개인은 TIGER 미국우주테크나 KODEX 미국우주항공 같은 ETF를 통한 간접 투자가 주된 대안이었습니다. 미국에서는 피델리티나 로빈후드를 통해 개인 투자자에게 25~30%의 물량이 배정된 것과 대조적인 모습입니다.
물론 장기적으로는 한국 반도체 산업에 긍정적인 파장이 기대됩니다. 스페이스X가 xAI와의 시너지를 통해 우주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고 위성에 AI 칩을 탑재하는 등 인프라 지능화가 가속화되면서 고성능 AI 반도체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기존 데이터센터와 모바일 시장을 넘어 우주가 한국 AI 반도체의 새로운 전략적 수요처로 부상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것이죠.
지수 편입과 자본 이동의 파장
초대형 IPO가 임박하면서 시장의 자금 이동도 눈여겨봐야 합니다. 청약 자금 마련을 위해 기존 자산을 매도하면서 지난 5일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10.26% 급락하며 6년여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습니다. 달러 매수 수요가 늘면서 환율도 1,550원 중반대까지 오르는 등 단기적 변동성은 불가피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숨 고르기가 한국 반도체 기업들의 장기 성장성을 흔들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오히려 글로벌 빅테크들이 우주 인프라에 투자를 늘리면서 한국 기업들에게 발행할 메모리 청구서는 더욱 커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스페이스X의 상장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된다면, 우주 산업과 AI 반도체의 결합이라는 새로운 성장 서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