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핵 합의 복귀 시점을 묻는 질문에 “시계는 가고 있다”고 말한 지 며칠 지나지 않아, 미군의 세 번째 항공모함이 중동 해역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미 중부사령부는 4월 23일, 니미츠급 항공모함 조지 H.W. 부시호가 인도양에서 작전 준비를 시작했다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에이브러햄 링컨호(인도양/아라비아해)와 제럴드 R. 포드호(홍해)에 이어 부시호가 합류하면서, 중동 지역에 미 항공모함 3척이 동시에 배치되는 것은 2003년 이라크전 이후 처음입니다. 이는 단순한 전력 과시를 넘어, 이란에 대한 군사적 압박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입니다.
해상에서 벌이는 ‘모기 vs 독수리’ 전
이런 대규모 군사력 집결의 직접적인 배경에는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미-이란의 첨예한 대립이 있습니다. 지난 몇 주간 양측은 이 전략적 해상 통로에서 선박 나포 경쟁을 벌여 왔는데요. 이란 혁명수비대는 소형 고속정을 이용해 파나마, 라이베리아 국적의 상선을 나포하는 영상을 공개했습니다. 이에 맞서 미군은 헬리콥터를 동원한 ‘공중 강습’ 방식으로 이란산 원유를 운반하던 유조선 ‘마제스틱 X’호를 인도양에서 나포했습니다. 미국은 이란의 물질적 지원을 차단하기 위한 해상 단속을 전 세계적으로 확대하고 있으며,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영향력을 과시하며 맞대응하고 있는 셈입니다. 이러한 소모전은 휴전 상태에도 불구하고 실제 충돌이 반복되며 휴전의 실효성을 흔들고 있습니다.
협상 테이블과 군사 옵션 사이에서
미국의 군사력 증강은 외교적 압박과 군사적 대비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는 전략으로 읽힙니다. 한편으로는 종전 합의를 위한 협상을 재개하도록 이란을 압박하는 동시에, 다른 한편으로는 협상이 결렬될 경우를 대비한 태세를 갖추고 있는 거죠. CNN 보도에 따르면, 미국은 협상이 무산될 경우 호르무즈 해협 일대의 이란 군사 시설, 특히 소형 고속정과 기뢰 부설 선박 같은 ‘비대칭 전력’을 타격하는 계획을 검토 중입니다. 또한 이란의 에너지 시설이나 협상을 방해하는 핵심 인물을 표적으로 삼는 방안도 고려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계획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시계’ 발언이 단순한 수사가 아니라 구체적인 군사 옵션과 연결되어 있음을 시사합니다.
이런 강경한 행보에도 불구하고, 상황은 쉽게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미국의 봉쇄와 나포 작전에 이란이 선제적으로 호르무즈 해협을 폐쇄할 경우, 전 세계 원유 해상 교역량의 약 20%가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이미 공격 위험과 보험료 상승으로 인해 해당 해역 통항에 부정적 영향이 시작된 상태입니다. 항공모함 3척의 위용은 확실한 억지력이지만, 그것이 안정을 보장하지는 않습니다. 군사력과 외교가 교차하는 이 복잡한 국면에서, 다음 행보는 양측의 신중한 판단에 달려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