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바이트 면접을 미끼로 10대 여성을 유인해 성폭행을 저지른 뒤, 피해자가 목숨을 잃은 사건에서 국가가 가해자를 상대로 낸 손배 소송에서 승소했습니다. 법원은 가해자에게 국가가 지급한 지원금을 상환하라고 명령했는데요, 범죄 피해자를 먼저 구제한 뒤 가해자에게 비용을 돌려받은 판결이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2023년 4월, 가해자는 온라인 구직 사이트에서 10대 여성의 이력서를 확인하고 스터디카페 아르바이트 면접을 제안했습니다. 하지만 면접은 거짓말이었고, 그는 피해자를 부산 부산진구의 한 키스방으로 데려가 성폭행을 저질렀습니다. 이 사건은 단순히 개인의 비극에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피해자는 이후 성병에 감염되고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겪다가 같은 해 5월,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가해자는 이 사건 외에도 총 6명에게 성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며, 대법원에서 징역 5년형이 확정되었습니다.
국가가 대신 지급한 뒤 돌려받은 이유
사건 이후 국가는 범죄피해자보호법에 따라 피해자 유족에게 장례비와 지원금을 포함한 구조금 3,769만 6,320원을 지급했습니다. 문제는 이 비용을 누가 최종적으로 책임져야 하느냐는 점이었습니다. 국가는 유족을 먼저 구제한 뒤, 가해자를 상대로 이 금액 전액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재판 과정에서 가해자 측은 범행과 피해자 사망 사이에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유족과 형사 합의를 마쳤으므로 구상권을 행사할 수 없다는 취지로 다투기도 했는데요. 하지만 재판부는 피해자가 성범죄로 인한 성병 감염을 비관해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점을 명확히 지적했습니다. 이에 따라 범행과 사망 사이의 인과관계를 인정하며 국가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법원 판결이 남긴 의미와 과제
이번 판결은 국가가 범죄 피해자에게 먼저 지원금을 지급한 뒤, 가해자에게 그 비용을 구상권으로 청구해 승소한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가해자가 저지른 범죄로 인한 경제적 책임을 피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죠. 피해자 유족이 가해자와의 소송을 직접 치러야 하는 부담을 덜어주고, 국가가 적극적으로 구상권을 행사해 책임을 묻는 방식은 향후 유사 사건에서도 참고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징역 5년이라는 형량과 피해자의 죽음에 비해 사회적 논란이 여전한 것도 사실입니다. 피해자가 실제로 받은 지원은 국가의 세금에서 나왔고, 가해자가 이제야 그 비용을 상환하게 된 셈인데요. 앞으로 이런 구조금 회수가 제도적으로 더 확고해질 수 있을지, 또 피해자 보호가 실효성 있게 이뤄질 수 있을지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