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 낮, 그러나 특수는 확실했습니다
2026 북중미 월드컵 한국과 체코의 조별리그 1차전이 6월 12일 평일 오전에 열렸지만, 유통업계에는 이례적인 특수가 찾아왔습니다. 배달의민족에 따르면 경기 당일 오전 9시부터 정오까지 전체 주문은 전주 대비 51.5% 늘었고, 특히 치킨 주문은 약 10배에 가까운 폭증을 기록했습니다. 오전 시간대에 이 정도 규모의 주문 증가가 나타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입니다.
서울 주요 오피스 상권에서는 더 뚜렷한 변화가 감지되었습니다. 광화문 일대 배달 주문이 전주 대비 115% 급증했고, 여의도와 을지로 역시 각각 71%, 58% 이상 늘었는데요. 대학가 상권 역시 51.5%의 주문 증가율을 보이며 직장인과 학생층의 응원 열기가 배달 수요로 그대로 이어졌습니다.
거리 응원이 집중된 광화문 인근 편의점들의 매출 상승폭도 상당했습니다. CU 점포들은 전주 대비 3.4배의 매출 신장을 기록했고, 세븐일레븐 인근 점포 역시 4.2배에 달했습니다. 더운 날씨 탓에 얼음과 아이스 드링크, 이온 음료 판매가 폭발적으로 늘었고, 간편식과 맥주 매출 역시 함께 상승했습니다.
사무실과 거리를 오간 직장인 응원
이번 경기의 가장 큰 특징은 과거와 달리 '런치 응원'이 새로운 소비 패턴으로 자리 잡았다는 점입니다. 많은 직장인들이 점심시간을 이용해 사무실에서 동료들과 단체로 경기를 시청하며 배달 음식을 주문했고, 일부는 광화문 거리 응원에 참여하며 편의점을 찾았습니다. 이처럼 평일 낮이라는 불리한 시간대도 직장인들의 창의적인 응원 방식으로 충분히 극복되었습니다.
치킨 업계의 반응은 뜨거웠습니다. BBQ와 bhc 등 주요 브랜드는 이날 매출이 전주 대비 4배 이상 급증했으며, 일부 매장은 오전 8시부터 문을 열어 직장인 단체 주문에 대응했습니다. 배달 앱의 프로모션과 브랜드 자체 할인 혜택이 맞물리면서 '낮 치맥'이라는 새로운 키워드까지 등장했습니다.
반면 일각에서는 평일 오전 경기 편성으로 인해 월드컵 특수가 사라졌다는 우려도 있었습니다. 실제로 치킨 프랜차이즈 본사 차원에서 별다른 마케팅을 하지 않는 곳도 있었고, 호프집들은 영업시간을 앞당겼음에도 제한적인 매출에 그쳐야 했습니다. 하지만 배달 중심의 소비 패턴과 편의점 간편식 수요가 이런 공백을 메우며 전체적인 파급효과를 유지했습니다.
유통업계, 집관족 잡기 총력
이번 월드컵을 계기로 유통 및 외식 업계는 '집관족'을 겨냥한 마케팅 경쟁에 본격적으로 나섰습니다. 쿠팡이츠는 주요 치킨 브랜드와 협업해 배달비 무료와 할인 쿠폰을 제공했고, CU는 캔맥주 번들 상품을 최대 60% 할인하는 타임어택 행사를 진행했습니다. 이처럼 단순히 응원 열기에 기대는 것이 아니라 플랫폼과 오프라인 채널을 연계한 전략이 눈에 띕니다.
식음료 업계의 브랜드 경쟁도 치열했습니다. 오비맥주, 한국맥도날드, 한국코카콜라 등 FIFA 공식 후원사는 월드컵 공식 명칭을 활용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쳤고, 비후원사들은 '축구 축제' 같은 우회적 표현과 KFA 후원, 손흥민 선수 모델 기용 등으로 맞섰습니다. 특히 손흥민 선수를 둘러싼 브랜드 간 조율은 이번 마케팅 전쟁의 미묘한 쟁점이기도 했습니다.
향후 남은 조별리그 경기들도 비슷한 시간대에 열리는 만큼, 이번에 확인된 '런치 응원'과 '집관' 중심의 소비 흐름은 계속될 전망입니다. 업계 관계자들은 고물가 시대에 가성비 높은 먹거리 할인과 디지털 플랫폼을 활용한 참여형 프로모션이 성패를 가를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