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휘부 사퇴 요구와 검찰 비판
전국경찰직장협의회가 17일 대전에서 긴급 임시대의원대회를 열고 '장윤기 사건' 관련 경찰 지휘부의 즉각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습니다. 광주경찰청장 김영근과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이 대상입니다.
직협은 현장 경찰관의 미흡한 대응에 공식 사과하면서도 사건의 본질이 지휘부의 관리 부실과 자정 기능 마비에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두 달 넘도록 내부에서 문제를 인식하지 못하다 외부 지적으로 실상이 드러난 과정을 보면 단순한 현장 과오로 보기 어렵다는 판단입니다.
또 이번 사건을 수사권 확대의 명분으로 활용하는 검찰 행태를 비판했습니다. 특정 사례를 13만 경찰 전체의 무능과 부패로 일반화하면 현장 경찰관의 자긍심과 사기를 훼손한다는 겁니다.
가해자의 재판 태도와 유족의 분노
17세 가해자 장윤기는 재판에서 부모와 형에게 피해가 가지 않기를 바란다는 자필 의견서를 제출해 논란이 됐습니다. 심리검사에서 장래희망이 아버지와 같은 경찰관이었다는 진술도 알려지면서 충격을 더했습니다. 경찰이 되고 싶어 하면서 정작 경찰과 가장 먼 거리의 범죄를 저지른 셈입니다.
그는 초기 우발적 살인 주장을 고수하다 지난 13일 2차 공판에서야 비로소 성범죄 목적의 살인이었음을 인정했습니다. 반면 피해자 이채원 양의 어머니는 딸의 생명을 앗아간 가해자를 악마같다고 비판하며 사형을 간곡히 호소했습니다. 유족이 흘린 피눈물은 외면한 채 자기 가족 안위만 걱정하는 이기적 태도라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계획 범죄 정황과 2차 가해 우려
경찰청 특별수사단은 장윤기가 범행 전부터 피해 여고생을 알고 있었던 정황을 확보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카카오톡 친구 목록에 '이채원'이라는 이름이 있었고, 범행 당일 차량으로 1.2km를 미행하며 네 차례에 걸쳐 이동 방향을 확인한 사실이 공소장에 기록돼 있습니다.
수사팀 내부의 '문제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윗선에 보고됐음에도 묵살됐다는 진술이 확보되면서, 특별수사단은 전 광주 광산경찰서 형사과장 박 모 경정에게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21일 광주지법에서 영장 실질심사가 예정돼 있으며, 앞서 구속된 수사팀장이 윗선 지시를 진술한 만큼 책임 소재는 경찰서장 이상으로 확대될 전망입니다.
경찰은 피해자 사진 발견이라는 일부 언론 오보와 확인되지 않은 정황의 공개로 유족이 2차 가해를 겪고 있다고 인정했습니다. 수사의 진실 추구와 피해자 보호 사이의 균형점이라는 과제가 수사 방식 자체에 근본적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