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음운전 차량에 치인 경찰관·견인차 기사 숨져…순직 경찰관 훈장 추서

한연M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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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달 전 수정 · 2026년 1월 5일 오전 11:49

발행: 2026년 1월 4일 오후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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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1월 4일 새벽 서해안고속도로에서 졸음운전 차량이 사고 수습 현장을 덮쳐 경찰관과 견인차 기사가 숨지고 9명이 부상당했다. 순직한 이승철 경감은 29년 경력의 베테랑으로, 정부는 녹조근정훈장을 추서하고 경찰청은 1계급 특진을 추서했다. 경찰은 졸음운전 운전자를 구속영장 신청하고, 2차 사고 방지 대책 마련에 나섰다.

2차 사고에 휘말린 경찰관

2026년 1월 4일 새벽 1시 23분, 서해안고속도로 상행선 고창 분기점 인근에서 참혹한 사고가 잇달아 발생했다. 먼저 음주운전 차량이 1차로에 정차해 있던 상황에서 뒤따르던 차량이 추돌하는 1차 사고가 벌어졌다. 두 차량의 운전자들은 경상을 입었고, 신고를 받은 전북경찰청 고속도로순찰대 소속 이승철 경감과 견인차 기사, 119 구급대원들이 현장에 출동했다.

이들은 사고 차량을 옮기고 도로를 정리하는 등 수습 작업을 시작했다. 경찰차와 견인차, 구급차는 비상등을 켜고 현장을 밝혔고, 안전을 위해 삼각대와 신호탄도 배치했다. 그런데도 불과 20여 분 뒤, 뒤에서 달려오던 GV80 SUV가 아무런 감속도 하지 않은 채 그대로 현장을 덮쳤다. 충격은 너무나 강력해 순찰차와 견인차를 밀어붙였고, 이승철 경감과 견인차 기사는 그 자리에서 숨졌다. 사고 현장에 있던 구급대원 2명도 덩달아 크게 다쳤다. 특히 한 구급대원은 환자의 짐을 챙기기 위해 차량에 접근 중이었다가 중상을 입어 응급수술을 받았다. SUV 탑승자 5명과 1차 사고 당사자 등까지 합쳐 총 9명이 병원으로 이송됐다. 충격으로 한 차량에서 화재가 발생해 승용차 한 대가 전소되기도 했다.

SUV 운전자 A씨(38)는 경찰 조사에서 “졸음이 와서 앞을 제대로 보지 못했다”고 진술했다. 음주는 확인되지 않았고, 경찰은 블랙박스와 사고기록장치(EDR)를 확보해 정확한 원인을 분석하고 있다.

순직 경찰관, 29년의 발자취

이날 숨진 이승철 경감은 1997년 순경으로 임용돼 29년째 경찰 생활을 해온 베테랑이었다. 2024년 경감으로 승진한 뒤 전북경찰청 고속도로순찰대 12지구대에서 근무하며 수많은 교통사고 현장을 수습해왔다. 동료들은 “책임감이 강하고 따뜻한 마음을 가진 분”이라고 회상하며 그의 갑작스러운 죽음을 애도했다.

정부는 이 경감의 희생을 기리기 위해 즉시 녹조근정훈장을 선추서하고, 경찰청은 1계급 특진을 추서했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은 5일 빈소를 찾아 조문할 예정이며, 6일 오전 전북경찰청에서 영결식이 열린다. 전국경찰직장협의회는 “이런 비극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현장 경찰관의 안전을 확보할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협의회는 2차 사고 방지를 위한 물리적 장치 강화, 현대화된 장비 보급, 충분한 백업 인력 확보 등을 정부와 경찰청에 요구했다.

한편, 함께 숨진 견인차 기사 B씨(30대)에 대해서도 유족 지원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그의 이름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현장에서의 헌신 역시 잊히지 않을 것이다.

졸음운전, 그 치명적인 결과

이번 사고는 졸음운전이 얼마나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오는지 여실히 보여준 사례다. A씨는 졸음운전으로 인해 고속도로 한복판에서 일어난 사고 수습 현장을 인지하지 못했고, 그 결과 두 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경찰은 A씨를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치사상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며, 법원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사고 현장에는 여러 긴급차량이 비상등을 켜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A씨는 감속하지 않았다”며 “졸음운전은 음주운전 못지않게 위험하다는 점을 모든 운전자들이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경찰은 졸음운전 예방 홍보와 단속을 강화하고, 고속도로 사고 현장에서의 2차 사고 방지를 위한 대책을 마련할 예정이다. 현재는 사고 차량의 EDR 분석이 진행 중이며, 정확한 속도와 운전 상태를 확인한 뒤 사고 경위를 최종 확정할 계획이다.

교통사고 현장에선 항상 2차 사고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운전자 한 명의 부주의가 또 다른 삶을 송두리째 앗아갈 수 있음을 이번 사고는 뼈저리게 일깨워준다. 이승철 경감의 희생이 교통안전 개선의 계기가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