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일상이 된 일본의 방위백서
일본 정부가 내년도 방위백서 표지를 군사 이미지 대신 애니메이션 그림으로 교체하기로 했습니다. 유명 작가가 그린 도심 속 젊은이들의 평범한 일상이 표지를 채우게 되는데요. 이는 방위력을 '싸우기 위한 힘'이 아닌 '일상을 지키는 힘'으로 바라보게 하려는 의도입니다.
다카이치 사나에 내각은 장사정 미사일 확충과 반격 능력 보유 등 방위력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당연히 헌법 9조와 전수방위를 기본 원칙으로 삼아온 일본에서 이런 변화는 국민적 거부감을 낳을 수밖에 없는데요. 표지와 이미지를 바꾸는 건 그 간극을 좁이고 사회적 수용성을 높이려는 전략으로 풀이됩니다.
전투가 아닌 방어를 말하다
용어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일본 정부는 기존에 쓰던 '새로운 전투 방식'이라는 표현을 '새로운 방어 방식'으로 고치고 있습니다. 단어 하나를 바꿨을 뿐인데, 주는 느낌은 확연히 다르죠.
사실 방위력 강화의 속도가 국민 인식을 앞지르는 상황에서 프레임 전환은 불가피해 보입니다. '전쟁할 수 있는 나라'로 변하고 있다는 우려를 누그러뜨리고, 일상과 안보를 연결 지으려는 고민이 깔려 있는 겁니다. 이처럼 언어와 이미지를 통해 인식을 관리하려는 시도는 일본 안보 정책의 중요한 축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자국산 AI가 지휘하는 미래 전장
기술 영역에서도 일본은 독자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자위대 지휘통제체계에 자국산 AI를 도입하는 방안이 본격적으로 추진되고 있는데요. 이는 미국과 이란의 전쟁에서 AI가 전술적 효율성을 입증한 데 따른 학습 효과로 분석됩니다. 미군은 팔란티어의 메이븐 스마트 시스템을 통해 개전 하루 만에 수천 개의 표적을 공격하며 압도적인 능력을 보여줬죠.
핵심 모델인 '사카나 후구'는 사령탑 AI가 여러 AI에 작업을 할당하는 오케스트레이션 기능이 특징입니다. 저비용으로 고성능을 구현하면서도 개발 인력을 일본 국적자로 한정하고, 중국산 AI 모델은 전면 배제했습니다. 데이터센터까지 일본 내에 마련하여 외국 의존 없이 시스템을 자율 관리하려는 'AI 주권' 확보 의지가 뚜렷합니다.
미국 기술을 참고하면서도 자국 기술을 핵심에 두는 전략은 주체적 판단을 중시하는 다카이치 정부의 기조와 일맥상통합니다. 이런 변화들은 안보 3문서 개정에도 포함될 예정인데요. 표지와 용어, 그리고 핵심 기술까지 일본은 안보 대전환을 넘어 새로운 국가 이미지를 그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