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쪽짜리 수사라는 지적
검찰과 대기업 간의 유착 의혹을 조사해 온 상설특검의 수사 결과가 공개되었습니다. 두 가지 주요 사건인 ‘쿠팡 수사 외압 의혹’과 ‘관봉권 폐기 의혹’에 대한 결론이 동시에 발표되었는데요, 수사 결과는 의혹의 핵심을 완전히 규명하지 못한 채 마무리되었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쿠팡 사건에서는 일부 검사만 기소된 반면, 관봉권 사건은 형사 처벌 대상이 아니라고 결론지으면서도 최종 처분은 검찰에 넘기기로 했기 때문입니다. 이로 인해 특검의 한계와 책임 회피 논란이 동시에 불거지고 있습니다.
쿠팡 사건, 유착 규명은 무산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 일용직 노동자의 미지급 퇴직금 수사를 무마하려 했다는 의혹을 받은 검사 두 명은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불구속 기소되었습니다. 2023년 인천지검 부천지청에서 당시 지청장과 차장검사가 수사 검사에게 무혐의 처분을 강요한 정황이 포착된 겁니다. 하지만 특검 수사는 여기서 한계를 보였습니다. 검사 개인의 직권 남용은 확인했지만, 쿠팡과 검찰 조직이 유착했다는 객관적 증거나, 수사를 무마하라는 상부의 조직적 지시는 찾지 못했습니다. 특검 측은 주요 참고인의 비협조와 기술적 한계를 수사 상의 어려움으로 꼽았습니다.
이에 대해 민주노총을 비롯한 노동계와 시민단체는 강한 불만을 표출했습니다. ‘권력형 유착’의 진짜 몸통을 건드리지 못한 반쪽짜리 수사라는 비판이죠. 그들은 검사가 왜 쿠팡의 방패막이가 됐는지 근본 동기를 밝혀내지 못한 것을 문제 삼으며, 고용노동부에 쿠팡 전 사업장에 대한 특별근로감독을 즉각 실시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특검 수사가 표면적인 행위자만을 겨냥한 채, 거대 자본과 권력의 구조적 관계를 파헤치지 못했다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관봉권 사건과 ‘책임 이첩’ 논란
다른 한편으로, 서울남부지검 수사관들이 압수한 5천만 원 상당의 한국은행 관봉권 띠지를 분실한 사건에 대한 수사 결과는 더욱 미묘합니다. 특검은 90일간의 수사 끝에 이 사건이 고의적인 폐기 시도나 윗선 지시가 아닌, 순수한 업무상 과실이라고 결론지었습니다. 따라서 형사처벌 대상은 아니라는 겁니다. 그런데 특검은 이 사건을 불기소 처분하지 않고, 관할 검찰청에 이첩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명백한 혐의점을 찾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최종 판단을 검찰에 미루는 이 결정은 ‘책임 회피’라고 비판받고 있습니다.
특검은 이첩 이유로, 자신들이 한시적 조직이어서 불기소 결정이 적절치 않으며, 불복 절차 시 수사 주체가 애매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법조계에서는 애초에 특검 출범이 필요했는지부터 의문을 제기합니다. 사소한 인식 차이에서 비롯된 과실 사안을 특검까지 동원해 수사한 것 자체가 ‘특검 만능주의’의 한 사례로 보인다는 거죠. 이제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수사를 재개하기보다, 공수처 등 다른 기관에 다시 이첩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결국 상설특검은 예산 9억 5천만 원 이상과 3개월의 시간을 투입했지만, 국민적 의혹을 완전히 해소하는 성과를 내지는 못한 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