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집값 띄운 비대출 자금의 규모
서울 부동산 시장으로 대출이 아닌 자금이 대규모로 유입되고 있습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김종양 의원이 국토교통부 자료를 분석한 결과인데요. 2024년 1월부터 4월까지 주식과 채권을 매각해 마련한 자금 3조 7천억 원이 주택 매입에 쓰였고, 이 가운데 65%가 넘는 2조 4천억 원이 서울로 쏠렸습니다. 반면 최근에는 부모의 증여나 상속을 통해 집을 사는 경우도 급증하고 있습니다. 2026년 1월에서 4월 사이에 주택 취득에 쓰인 증여·상속 자금은 약 3조 6천억 원으로, 이는 2025년 연간 규모의 절반을 넘어선 수치입니다. 대출 규제가 심화되면서 주식·채권 매각 대금과 증여·상속 자금이 고가 주택 시장의 새로운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주식 수익과 부모 빚도 없는 돈이 몰리는 곳
자금의 향방은 서울 강남권으로 뚜렷하게 집중됐습니다. 2024년 초 강남구 3,707억 원, 송파구 3,532억 원, 서초구 2,904억 원이 각각 투입돼 강남 3구에만 1조 원 안팎의 주식·채권 매각 대금이 모였습니다. 연령대별로는 30대가 1조 2천억 원을 사용해 가장 큰 규모를 기록했으며, 이는 증시 강세로 얻은 수익이 부동산으로 이동한 결과로 풀이됩니다. 15억 원 이상 고가 주택을 살 때 주식·채권 매각 대금을 활용하는 비중도 2024년 1월 9.3%에서 4월 13.2%까지 가파르게 올랐습니다. 증여·상속 자금 역시 서울에 집중돼 2025년 전체의 약 68%인 4조 4천억 원이 수도권 핵심 입지로 향했습니다. 30대가 주식 수익으로, 다른 세대는 부모의 증여와 상속으로 자금을 조달하며 서울 고가 주택 시장이 지탱되고 있습니다.
소득이 아닌 자산으로 결정되는 집 한 채
이런 흐름의 배경에는 고강도 대출 규제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주택담보대출이 막히자 대출 대신 금융자산을 처분하거나 부모의 재산을 이전받아 집을 사는 경우가 늘었습니다. 당연히 주택 구매의 전제 조건이 개인의 소득이 아닌 가족의 자산 규모로 바뀌고 있습니다. 자산을 이전받을 수 있는 계층만 핵심 입지에 진입할 수 있는 구조가 되면서 시장의 양극화는 심화되고 있습니다. 사실 이런 현상은 부의 대물림을 가속화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사회초년생과 신혼부부, 생애최초 주택구매자에 대한 대출 한도를 상향하는 등의 대안을 통해 자산 불평등 완화를 모색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집 한 채의 주인이 되는 기준이 점차 자산의 세대 간 이동에 좌우되는 상황은 단순한 부동산 시장 이슈를 넘어 사회적 공정성의 문제로 커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