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왜 일부만 항소했나
2020년 서해에서 북한군에 의해 피격된 이대준 공무원 사건. 당시 문재인 정부는 이 씨의 '월북' 가능성을 제기하며 논란이 됐고, 윤석열 정부는 이른바 '은폐 의혹'을 수사해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 등 5명을 기소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1심 재판부는 모든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항소 마감일인 1월 2일, 검찰은 뜻밖의 결정을 내렸습니다. 서훈 전 실장과 김홍희 전 해양경찰청장에 대해서만 허위공문서 작성 및 명예훼손 혐의를 항소하고, 나머지 피고인과 직권남용 등 주요 혐의는 항소하지 않기로 한 겁니다. 이로써 박지원 전 국정원장, 서욱 전 국방부 장관 등은 무죄가 확정됐습니다.
검찰은 “월북 여부가 불분명한 상황에서 자진 월북으로 오인될 수 있는 수사 결과를 발표해 망인과 유족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이유를 들었습니다. 반면 직권남용 등 다른 혐의는 “항소의 실익이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야당 “반쪽 항소” vs 여당 “기획수사 실패”
검찰의 결정에 정치권은 첨예하게 갈렸습니다. 국민의힘은 “항소 포기는 외압에 의한 것”이라며 김민석 총리와 정성호 법무부 장관 등에 대한 탄핵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재판 중인 사건을 국무회의에서 논의하고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압력을 가한 것은 사법 독립 침해”라고 비판했습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기획수사의 실패를 자인한 것”이라고 맞섰습니다. 박경미 대변인은 “검찰이 직권남용과 은폐 혐의 항소를 포기한 것은 문재인 정부에 대한 조직적 은폐 주장이 허구였음을 인정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검찰에 어떤 의견도 준 적 없다”며 정치적 압박을 부인했지만, “서해 피격 사건은 전형적인 정치 보복 수사”라고 말해 논란을 키웠습니다.
유족 “국가가 또 외면했다”
가장 큰 상처를 입은 유족의 반응은 격했습니다. “선택적 반쪽 항소” “장난하느냐”며 검찰을 강하게 비난했습니다. 특히 박지원 전 국정원장이 항소 대상에서 제외된 경위를 밝히라고 요구했습니다. 유족은 “국가가 국민의 생명을 외면한 중범죄를 제대로 묻지 않는다”며 검찰 고발을 예고했습니다.
유족은 지난 1심 무죄 판결 직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에게 편지를 보내기도 했습니다. “이번 판결은 국가가 또 외면한 것”이라며 국제 사회의 관심을 호소한 겁니다. 앞으로 유족은 공수처에 김민석 총리 등 정부·여당 인사들을 고발할 계획입니다.
향후 전망
2심에서는 서훈 전 실장과 김홍희 전 청장의 명예훼손 혐의만 다뤄질 예정입니다. 검찰이 핵심 쟁점을 포기한 만큼, 사건의 진상 규명은 사실상 좌초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정치권의 갈등은 더욱 깊어질 전망이고, 유족의 절규는 계속될 것입니다. 서해 피격 사건은 아픈 역사로 남을 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