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장 집행을 막은 경호처 수뇌부
서울중앙지법은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을 방해한 혐의로 박종준 전 대통령경호처장과 김성훈 전 경호차장에 각각 징역 4년과 5년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습니다. 재판부는 대통령 관저가 형사사법 절차의 예외인 '요새'가 아니라고 못 박았는데요. 법관이 발부한 영장에 따른 신병 확보는 적법한 법 집행이며, 경호구역이라는 이유만으로 거부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특히 탄핵소추로 직무가 정지된 전 대통령은 경호 대상일 뿐 경호처를 지휘할 권한이 없다고 봤습니다. 체포영장 집행 저지를 지시한 것은 적법한 명령이 아니며, 이에 따른 '위력순찰'도 정당한 권한 없는 위법 행위로 간주됐습니다.
방해의 배경, 박 전 처장의 질책 경험
방해의 배경에는 박 전 처장의 과거 경험이 있었습니다. 2024년 12월 8일 경찰청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이 김용현 전 국방부장관 공관을 압수수색할 때, 박 전 처장은 수사관 1명의 진입을 허용했습니다. 그런데 이 사실을 안 윤 전 대통령이 "들여보내지 말라고 했다"며 박 전 처장과 김 전 차장을 강하게 질책한 겁니다.
이 일 이후 박 전 처장은 태도를 바꿉니다. 같은 해 12월 31일 공수처가 윤 전 대통령 체포영장을 집행하려 했을 때 "대통령이 잡혀가게 할 수는 없다"며 영장 집행을 거부했죠. 결국 관저 안에서 체포가 이뤄지지 못한 결정적 계기가 된 셈입니다.
법적 검토는 있었지만, 의도적 방해
경호처 내부의 법제관과 군법무관은 체포영장 집행을 제한할 법적 근거가 없다는 보고서를 제출했습니다. 박 전 처장과 김 전 차장 모두 영장 집행을 막을 법적 근거가 없음을 분명히 인식하고 있었음에도, 차벽을 세우고 인적 스크럼을 짜는 등 물리적으로 집행을 저지했습니다.
김 전 차장은 경호처 포털에 '체포영장 집행 방해는 특수공무집행방해에 해당한다'는 법무관 글을 삭제하도록 지시하는 등 가장 적극적으로 범행을 주도했습니다. 재판부는 이 점을 감안해 박 전 처장보다 무거운 징역 5년형을 선고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