넓어진 화면에 쏠린 눈
삼성전자가 다음 달 공식 출시할 갤럭시 Z 폴드8과 Z 플립8을 공개하며 올여름 폴더블 시장의 시작을 알렸습니다. 이번 언팩 행사에서 가장 눈에 띈 건 여권형 디자인을 채택하면서도 가로 폭을 키워 4 대 3 화면비를 구현한 폴드8이었는데요. 영화와 콘텐츠 소비에 최적화된 이 비율은 기존 폴더블과 확연히 다른 몰입감을 선보였고, 공개 직후 팝업스토어에는 호평을 남긴 소비자들의 발길이 이어졌습니다.
사실 이번 신제품의 핵심은 하드웨어 자체보다는 갤럭시 AI와의 결합에 있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넓어진 화면 위에서 문서 요약이나 영상 편집, 멀티태스킹을 실행할 때 인공지능이 어떤 식으로 실생활에 녹아드는지를 보여주는 게 삼성의 전략인 셈이죠. 이와 함께 공개된 스마트 안경 역시 갤럭시 AI 생태계를 확장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됩니다.
통신사도 움직인 체험 마케팅
소비자들의 관심이 집중되자 이동통신사들도 속속 체험 공간을 열고 있습니다. KT는 서울 광화문 온맞이와 홍대 애드샵 플러스 등 전국 9곳 플래그십 및 거점 매장에서 갤럭시 Z 폴드8과 플립8 체험존을 운영 중입니다. 단순히 제품을 전시하는 데 그치지 않고, 미션을 수행하며 '듀얼 레코딩'이나 '마이 팬캠' 기능을 직접 써보는 프로그램을 마련했는데요. 참여 고객에게는 파우치나 키링 등 소정의 리워드를 제공하며 현장 분위기를 띄우고 있습니다.
특히 젊은 층 공략을 위해 홍대 애드샵에서는 그래피티 아티스트와 협업한 아트워크를 적용하고, 밀리의서재와 연계한 독서 콘텐츠도 선보였습니다. 이처럼 통신사들이 단순 판매를 넘어 문화 공간으로 매장을 변모시키는 건, 폴더블폰이 더는 신기한 기기가 아니라 일상의 도구가 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애플 진입 앞둔 판세는
삼성의 신제품 열기가 뜨거운 가운데, 올해 폴더블 시장의 판세를 짚어보면 조금 더 복잡한 그림이 드러납니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은 전년 대비 21% 성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다만 이 성장의 상당 부분은 가을 출시될 애플의 폴더블 아이폰 때문인데요. 애플은 단숨에 25%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2위로 올라설 전망입니다.
삼성전자는 32%로 1위를 지키겠지만, 지난해 40%와 비교하면 점유율 하락이 불가피해 보입니다. 기존 강자였던 화웨이도 24%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며, 모토로라와 아너 등 다른 업체들의 입지도 좁아질 전망입니다. 결국 올해 시장은 삼성과 애플 중심의 양강 구도로 재편되는 모양새입니다.
이러한 변화 뒤에는 생산성을 중시하는 북형 디자인의 부상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문서 작업이나 일정 관리 등 일상 업무에서 넓은 화면의 활용도가 커지면서, 삼성이 폴드8에서 보여준 여권형 넓이와 유사한 형태가 업계의 표준으로 떠오르고 있는 거죠. 삼성 모바일 책임자는 이 디자인이 애플과의 유사성에 대해 우연의 일치라고 선을 그었지만, 시장의 요구가 결국 비슷한 답을 낳고 있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려워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