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으로 모이는 약사들
대한약사회 국민건강권 사수 비상대책위원회가 오는 9월 20일 서울 광화문에서 전국약사 총궐기대회를 개최합니다. 오후 2시 30분 사전 행사를 시작으로 3시부터 본 행사가 진행되는데요. 전국 지부와 분회, 약학대학 학생 연대까지 참여하는 전국 단위 집행입니다.
비대위는 참가자들에게 약사 가운 착용을 안내했습니다. 직능의 일체감을 보여주기 위한 상징적인 조치인 셈입니다. 현장에는 방석과 식수, 피켓이 비치되고 지부별 단체버스 이용이 권장됩니다. 운영본부와 진행요원들은 구역 안내와 안전 관리를 맡으며 질서 유지망을 운영할 방침입니다.
비대위는 보건의료 제도 변화 속에서 약사 직능의 사회적 역할과 공적 건강보험 체계를 지키기 위해 이번 행사를 마련했다고 설명합니다. 신청은 이어지고 있지만 직역의 의지를 전달하려면 현장 동참이 필요하다는 게 비대위의 판단입니다.
비대면진료 플랫폼, 새로운 장벽 우려
약학대학생 단체인 약준모는 비대면진료 플랫폼 확대가 낳을 부작용을 짚었습니다. 영리 플랫폼 중심으로 진료가 확대되면 건강보험 적용 진료에서도 접수와 예약, 이용 과정에 새로운 비용 장벽이 생길 수 있다는 겁니다.
영국의 사례가 참고가 됩니다. NHS 무상 진료와 별개로 민간 GP 시장이 급성장했는데요. 2024년 9월 기준 민간 GP 시장 규모는 약 16억 파운드, 원격 GP 서비스는 3억 파운드 이상으로 추산됩니다. 영국의사협회가 2025년 11월 1,341곳을 조사한 결과 42%가 대면진료 예약을 줄였고, 55%가 환자 진료에 부정적 영향을 받았다고 답했습니다.
디지털 진료의 편의가 특정 집단에 쏠리는 점도 문제입니다. 2020년 연구에 따르면 NHS의 한 원격진료 서비스 등록자 94%가 45세 미만이었고, 약 3분의 2가 부유한 지역에 살았습니다. 고령자와 다중질환 환자의 지속적 관리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대목입니다.
공적 보장과 비용 장벽 사이
국내에서도 비슷한 신호가 있었습니다. 똑닥은 2023년 9월 월 1,000원 유료 멤버십을 도입했고, 국정감사에서는 앱 중심 예약이 확산되면서 앱 미이용자의 의료 접근성 문제가 제기됐습니다. 건강보험 적용 진료에서도 접수 단계에 별도 비용이 붙을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입니다.
오는 12월 24일 시행되는 개정 의료법은 비대면진료 중개업자의 신고와 인증, 준수사항을 규정하고 의료적 판단 개입이나 환자 소개 대가 수취를 금지합니다. 다만 이용료와 예약 방식, 디지털 활용 능력 같은 조건은 별도 규제로 온전히 보호되기 어렵습니다.
결국 공적 의료보장이 유지되더라도 비용 부담 능력과 플랫폼 이용 능력이 진료 접근의 또 다른 조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약사들의 거리 행진과 약대생들의 경고가 같은 지점을 향하고 있는 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