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 최고가격제 동결에 기름값 상승세 둔화, 그러나 재정 부담과 소비 증가 우려

기노뉴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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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달 전 수정 · 2026년 4월 12일 오후 11:50

발행: 2026년 4월 12일 오전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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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3차 석유 최고가격제 동결로 기름값 상승세는 둔화됐으나, 국제 유가와의 괴리로 정부 재정 부담이 커질 우려가 있다. 오히려 소비가 증가하는 역설적 현상이 나타나는 가운데, 생활물류업계 부담은 가중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가격 통제보다 취약계층에 대한 집중 지원으로 정책 전환을 촉구한다.

동결에도 불구한 높은 유가

정부가 3차 석유 최고가격을 2차와 동일하게 동결한 지 사흘째, 전국 주유소의 기름값 상승 속도가 현저히 주춤했습니다. 12일 기준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1,992원, 경유는 1,986원으로 하루 사이 1원 내외의 미미한 상승에 그쳤습니다. 특히 서울 지역 경유 가격은 전날과 동일한 가격을 유지하는 등 최고가격제의 단기적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모습입니다. 하지만 이는 여전히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당시 수준에 육박하는 높은 가격대입니다. 충북과 인천을 비롯한 여러 지역에서는 휘발유 평균가가 2,000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어, 소비자들의 체감 부담은 가시적으로 줄어들지 않고 있습니다.

누적되는 손실과 역설적 소비 증가

최고가격제의 핵심 메커니즘은 정유사의 공급가에 상한선을 설정하는 것입니다. 현재 휘발유는 리터당 1,934원, 경유는 1,923원으로 책정되어 있죠. 문제는 이 가격이 실제 국제 시장 가격과 큰 괴리를 보인다는 점입니다. 지난 2주간 아시아 시장 기준으로 경유 가격은 23.7%나 폭등했는데요. 정부는 특히 화물차·택배 운전자 등 생계형 수요자를 고려해 경유 가격 인상을 억제했습니다. 이로 인해 국제 유가 상승분을 소비자 가격에 전가하지 못한 정유사의 손실은 정부 재정으로 보전해야 할 부담으로 누적되고 있습니다. 4조 2천억 원의 목적 예비비가 배정되었지만,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필요한 재원 규모는 더욱 불어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더욱 역설적인 것은 최고가격제 시행 이후 휘발유와 경유의 주유소 판매량이 각각 24.7%, 16.3% 증가했다는 사실입니다. 가격이 낮게 유지되자 오히려 소비가 늘어난 것이죠. 이는 에너지 위기 국면에서 의도한 절약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지속가능성과 대안 모색

이러한 구조적 문제는 생활 물류 현장에도 직접적인 타격을 주고 있습니다. 배달·택배 업체들은 급증한 유류비를 감당하지 못해 배달 규모를 축소하거나 요금 인상을 검토 중입니다. 화물연대본부는 대형 화물차 기준 유가 300원 상승 시 월 120만원 이상의 추가 부담이 발생한다며 고속도로 통행료 면제 등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현재의 가격 통제 정책이 단기적인 민생 부담 완화에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재정 건전성을 훼손하고 에너지 소비 효율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일각에서는 가격 정상화를 통해 시장 신호를 회복하고, 그동안 생길 재정 여력을 저소득층이나 생계형 운전자에게 에너지 바우처 등으로 집중 지원하는 '핀셋 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중동 사태의 조기 종식 여부와 관계없이 지역 석유 설비의 정상화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여, 고유가 기조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입니다. 정부는 가격 안정과 재정 부담, 에너지 절약이라는 세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는 지속 가능한 정책 설계에 보다 신중히 접근해야 할 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