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청문회 이틀째, 책임 회피 발언과 불참 논란 속 진상 규명의 고비

MK경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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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달 전 수정 · 2026년 3월 14일 오전 2:19

발행: 2026년 3월 13일 오후 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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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 진상규명 청문회 이틀째, 송은영 전 역장과 박희영 구청장 등 현장 책임자들의 회피성 발언이 잇따르며 유가족들의 강한 반발을 샀다. 전문가들은 무정차 조치 미실행이 참사를 키웠을 수 있다고 지적했고, 유가족들은 추가 수사를 통한 책임자 처벌과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한편 윤석열 전 대통령은 불출석해 특조위로부터 고발됐다.

10·29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 특별조사위원회의 청문회가 이틀째를 맞은 13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는 무거운 분위기가 흘렀습니다. 증인석에 선 참사 당시 책임자들의 회피성 발언이 잇따르자, 객석에 앉은 유가족들의 탄식과 항의가 터져 나왔는데요. 청문회는 사고 원인 규명과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목표로 했지만, 오히려 책임 소재를 가리기 위한 치열한 공방장이 되어버렸습니다. 한쪽에서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는 변명이, 다른 한쪽에서는 ‘왜 그랬느냐’는 절박한 질문이 맞부딪쳤죠.

책임을 외면한 당사자들

청문회에서 가장 논란이 된 건 송은영 전 이태원역장의 발언이었습니다. 그는 당일 상황이 재현되더라도 지하철 무정차 조치를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단언했는데요. 역 내 승객 수용이 가능하다고 판단했고, 외부 상황에 대한 정보가 부족했다는 이유에서였습니다. 이에 대해 부산대 권순조 교수는 시뮬레이션 연구 결과를 제시하며 반박했습니다. 무정차 조치가 이뤄졌다면 군중 밀집 위험 수준과 그 지속 시간이 현저히 줄어들었을 것이라고 지적한 거죠. 당시 용산경찰서 관계자도 역장과 무정차 가능성을 논의했다고 증언해, 송 전 역장의 ‘정보 부족’ 주장과는 배치되는 진술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박희영 용산구청장 역시 질의 시간 내내 불편한 자세를 보였습니다. 지휘권자로서의 역할을 다하지 못한 것에 대한 지적에는 ‘심야 시간대에 직원을 소집할 수 없었다’는 해명을 반복했죠. 이처럼 현장 대응의 일선 책임자들이 차례로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는 논리를 펼치자, 유족들의 참을성은 바닥을 쳤습니다. 객석에서는 “시간 낭비하지 맙시다! 책임 인정해요!”라는 외침이 터져 나왔고, 이는 청문회장 전체에 메아리쳤습니다.

유가족의 분노와 끝나지 않은 요구

청문회가 형식적으로 종료된 뒤에도 유가족들의 목소리는 쉽게 가라앉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이번 청문회가 진상 규명의 첫걸음에 불과하다고 평가했는데요. 증인들의 답변 속에서도 여전히 많은 의문점이 남아있고, 오히려 일부 증언이 위증에 해당할 가능성까지 제기됐기 때문입니다. 특히 책임자들의 일관되지 않은 진술은 추가 수사 없이는 진실에 도달하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주었죠.

유가족협의회는 재발 방지 논의도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단순히 과거의 실패를 따지는 것을 넘어, 어떻게 하면 이런 비극이 다시는 벌어지지 않을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와 제도 개선 방안이 동반되어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결국 유족들이 바라는 건 명확합니다. 철저한 진상 규명을 통해 희생자를 기리고, 유사 사고를 막을 수 있는 실질적인 대책이 마련되는 것이죠.

불참한 최고책임자와 남은 과제

청문회 이틀 간 총 70여 명의 증인과 참고인이 출석했지만, 가장 주목받던 인물은 자리를 비웠습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재판 일정을 이유로 증인 출석을 거부한 겁니다. 법원이 청문회 일정을 고려해 재판을 연기하는 조치까지 취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죠. 특조위는 이에 대해 정당한 이유 없는 불출석으로 판단, 이태원참사진상규명법 위반 혐의로 윤 전 대통령을 고발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는 해당 법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는 중한 조치입니다.

청문회는 표면적인 진상 규명을 넘어, 국가적 비극에 대한 우리 사회의 책임 회피 문화와 제도적 한계를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현장의 소극적 대응부터 최고책임자의 불참까지, 사건의 총체적 책임이 어디에 있는지에 대한 물음은 여전히 유효합니다. 청문회가 막을 내렸지만, 진실을 향한 질문과 그에 대한 응답의 과정은 아직 진행 중인 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