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약하면 2년 뒤에 받는다
밸브의 스팀 컨트롤러를 지금 예약하면 제품을 손에 쥐는 시점은 2027년입니다. 밸브는 최근 예약 대기열에 새로 이름을 올리는 이용자들에게 2027년 중 배송 가능을 안내하기 시작했는데요. 이는 지난 5월 초 제품 출시 이후 이어진 수요 폭주와 공급망 혼란이 만들어낸 결과입니다.
사실 출시 당일 상황은 꽤 심각했습니다. 예상을 훨씬 웃도는 주문이 몰리면서 재고가 30분 만에 동났고, 결제 시스템 오류까지 발생했죠. 여기에 사재기꾼들의 리셀 문제까지 더해지자 밸브는 예약 대기열 제도를 도입하고 계정 생성일을 제한하는 조치를 내놓았습니다. 현재는 대기 명단에 등록된 순서가 되면 72시간 안에 주문을 완료해야 구매할 수 있는 구조입니다. 하지만 대기 시간이 2년 가까이 길어지면서 소비자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부품 값이 문제의 핵심
이처럼 배송이 밀리는 데는 단순히 인기가 많아서만은 아닙니다. 전 세계적인 부품 수급 위기와 생산 비용 급등이 발목을 잡고 있는데요. 특히 16GB DDR5 RAM과 NVMe SSD 같은 고성능 부품의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컨트롤러뿐 아니라 밸브가 준비 중인 차세대 하드웨어에도 직접적인 타격을 주고 있죠.
거실용 소형 게이밍 PC인 스팀 머신이 대표적입니다. 2026년 초 출시를 목표로 했으나 부품 부족으로 일정이 이미 연기되었고, 현재는 2026년 여름 출시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부품 가격이 계속 오르면 최종 소비자 가격이 팬들에게 부담스러운 수준으로 책정될 수 있다는 겁니다. 만약 생산 비용을 최적화하지 못한다면 수요가 예상보다 낮아질 수 있고, 이는 밸브의 거실 게임기 시장 진출 계획에 큰 변수가 될 겁니다.
생태계 확장의 벽
밸브는 이런 난관 속에서도 하드웨어 생태계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최근 스팀 머신 지원 기능이 포함된 스팀OS 3.8 업데이트를 공식 배포했고, 미국 내 부품 반입을 확대하며 재고 확보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다만 스팀 프레임 VR 헤드셋 등 다른 하드웨어의 구체적인 출시 일정은 여전히 미정인 상태입니다.
소프트웨어는 준비되고 있지만 하드웨어 공급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스팀OS 생태계 확장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 부품 가격 안정화와 생산 공정 정상화가 밸브 하드웨어 전략의 성패를 가를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스팀 머신의 예약 시스템도 6월 30일경 시작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출시일 혼란을 피하기 위한 조치로 보입니다. 하지만 컨트롤러 사태에서 보듯 당일 공급 부족이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장기적으로 보면 밸브가 하드웨어 제조사로서의 공급망 관리 능력을 입증하는 게 시장에서의 신뢰를 지키는 필수 조건이 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