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이 추천하는 초대 중수청장
오는 10월 2일 검찰청 폐지와 함께 중대범죄수사청이 공식 출범합니다. 정부는 초대 청장 임명에 앞서 국민 참여형 추천 절차를 시작했는데요. 수사 및 법률 분야에서 15년 이상 경력을 쌓은 전문가라면 누구나 국민과 법인, 단체의 추천을 받을 수 있고, 오는 26일까지 서면으로 접수하면 됩니다.
이번 인선은 조직의 독립성과 중립성을 확보하겠다는 취지에서 마련되었습니다. 행정안전부 장관이 추천받은 인물을 제시하면, 이주원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위원장으로 하는 9명의 후보추천위원회가 적격성을 심사하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전문성과 도덕성을 모두 감안해 최종 후보자를 압축하게 되는데, 위원회 구성원 모집에만 2,874명이 지원할 정도로 사회적 관심이 뜨겁습니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은 초대 청장이 외풍에 흔들리지 않고 국민의 인권을 보호하는 든든한 보루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사실 초대 수장의 역할은 조직의 정체성을 결정짓는 만큼 어느 때보다 중요합니다. 다만 국민 추천이라는 파격적인 문은 열었지만, 결국 후보추천위원회와 장관을 거쳐 임명되는 구조인 만큼 절차의 투명성이 계속 주목될 것입니다.
임시 청사에 갇힌 수원청의 현실
청장 인선이 한창인 가운데, 중수청 현장은 현실적인 어려움에 부닥치고 있습니다. 특히 수원청의 경우 정식 청사 부지가 아직 선정되지 않아 임시 둥지에 머물러 있는 상황인데요. 당초 폐업한 롯데마트 영통점을 입지로 물색했으나 계약이 무산되면서, 경기신용보증재단 사옥 일부 층으로 급하게 옮겨야 했습니다.
이 건물은 민원인 왕래가 잦은 일반 사옥인지라 수사기관으로서의 보안 유지가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게다가 임대 계약 기간이 이듬해 6월까지로 짧아 정식 청사를 짓기에도 물리적 시간이 부족하고, 예산 편성 역시 본청이나 다른 주요 청사들과 달리 별도로 확보해야 하는 처지입니다. 개청 준비 과정에서 인테리어 공사 지연 등 진통도 있었는데, 결국 수원청은 개청과 동시에 공간과 예산, 보안이라는 삼중고에 시달릴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출범을 앞둔 과제들
중수청은 법률 제정과 조직 설계, 시행령 국무회의 의결을 거치며 제도적 기반을 마무리했습니다. 하지만 정작 현장의 물리적 기반은 여전히 불안정한 상태입니다. 수원청뿐 아니라 대전청 역시 임시 청사 관련 예산을 별도로 확보해야 하는 등 지방 청사들의 열악한 현실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물론 중수청 출범 자체가 검찰의 직접 수사권을 분산시키고 국민의 인권 보장을 강화하겠다는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다만 조직의 성공은 결국 사람과 제도, 그리고 현장의 여건이 함께 받쳐줄 때 가능합니다. 초대 청장이 누구인지도 중요하지만, 수사 환경을 제대로 조성하지 못한다면 출범의 효과도 반감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제 남은 한 달여 동안 인선과 현장 정비가 속도를 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