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사관학교 앞둔 공청회, 창원에선 졸속 반대 시위
국방부가 육·해·공군 사관학교를 하나로 통합한 4년제 국군사관학교 창설을 본격적으로 추진하는 가운데, 찬반 논란이 점차 가열되고 있습니다. 국방부는 오는 26일 서울 용산 국방컨벤션에서 공청회를 열어 전문가 토론과 질의응답을 진행할 예정인데요. 이번 공청회에서 수렴되는 의견은 10월 중 발표될 세부 계획에 반영될 전망입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벌써부터 통합에 대한 우려가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 23일 경남 창원시 해병대진해전우회를 중심으로 해군사관학교 졸속 통합 이전 철회를 요구하는 시위가 펼쳐졌는데요. 참가자들은 해군사관학교가 진해와 해군의 상징적 가치를 지닌 국가 전략적 자산이라며, 내륙으로의 이전은 부당하다고 주장했습니다. 해사의 존치를 둘러싼 지역적 반발이 정부 정책과 정면으로 맞서는 양상입니다.
양성 비용과 교육 내용을 둘러싼 공방
통합 추진의 핵심 논리 중 하나인 높은 양성 비용 문제를 두고도 공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추진팀은 사관학교의 1인당 양성비가 과도하다고 주장하지만, 반대 측은 이 계산이 생도 봉급과 훈련비까지 포함된 통계적 왜곡이라고 지적합니다. 실제로 순수 교육비는 일반 대학과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인데요. 특히 전액 국비 지원인 KAIST의 1인당 교육투자비가 약 3억 8,000만 원에 달하는 점을 들어, 사관학교에만 가성비 잣대를 대는 건 불공평하다는 주장이 나옵니다.
교과과정의 유사성 역시 비전문가적 시각이라는 비판이 거세게 일고 있습니다. 전쟁사나 기초 전술 등 과목명은 비슷해 보여도, 육군은 지형 극복, 해군은 제해권 확보, 공군은 제공권 장악 등 전장 도메인이 완전히 다르다는 것입니다. 이를 통합하자는 것은 의대와 수의대를 합치자는 궤변과 다르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또한 입학 성적 하락이나 자퇴율 상승은 통합 여부가 아니라 초급장교의 열악한 처우와 실전 군사학 축소 때문이라는 분석도 제기됩니다.
세계는 자군 전술을 강화하는데
이런 논란 속에서 국제적 비교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미국 웨스트포인트, 러시아 고등군사학교, 중국 군종별 사관학교 등 세계 군사 강국들은 오히려 일반 교육을 줄이고 자군 소부대 전투지휘 교육에 집중하는 추세입니다. 이들은 생도 시절 자군 전술에 완전히 몰입시킨 뒤, 영관급 이후 합동참모대학 등에서 합동지휘를 배우는 체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반대 측은 3조 원의 예산을 들여 대전에 통합 캠퍼스를 짓는 것은 교육공학적으로도 모순이라고 경고합니다. 해당 예산의 이자 수익만으로도 장교 처우 개선과 교육 플랫폼 구축이 가능하다는 주장인데요. 특히 해군과 공군이 특수 환경을 벗어나 내륙 분지에 모이는 것은 실전에서 쓸 수 없는 비활성화 지식을 양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습니다. 국방부는 공청회를 통해 다양한 목소리를 수렴하겠다고 밝혔지만, 안보와 교육이라는 무게를 고려할 때 통합의 속도보다 방향성을 면밀히 검토해야 할 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