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청년 가난의 굴레, 왜 더 단단해지나

세동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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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달 전 수정 · 2026년 2월 11일 오후 7:16

발행: 2026년 2월 11일 오후 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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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저소득층 청년의 80% 이상이 성인이 되어서도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가난 대물림’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수도권의 높은 주거비는 이들의 지역 이동을 가로막는 큰 장벽으로, 일자리와 교육 기회의 지역적 불균형이 근본 원인입니다. 자산 대물림이 소득보다 더 강하게 작용하며, 계층 이동의 사다리가 무너지는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려면 지방의 일자리와 교육 인프라 재구축이 필수적입니다.

하위 계층에 머무는 확률 80%를 넘어서

지방에서 태어나고 자란 저소득층 청년이 성인이 되어서도 가난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구조가 점점 더 공고해지고 있습니다. 한국은행과 OECD의 최근 공동 연구에 따르면, 1986년에서 1990년 사이에 태어난 비수도권 저소득층 가정의 자녀 중 약 80% 이상이 성인이 되어서도 소득 하위 50% 계층에 머물러 있다고 합니다. 불과 10여 년 전 세대에 비해 이 비율이 20%포인트 이상 급증했을 뿐만 아니라, 상위 25% 계층으로 올라설 확률도 13%에서 4%로 크게 줄었습니다. 단순히 경제력이 전달되는 수준을 넘어, 계층 이동의 사다리가 무너지고 있다는 신호로 읽힙니다.

이런 현상은 소득보다 자산에서 더욱 뚜렷하게 나타납니다. 연구에 적용된 '자산 백분위 기울기'는 0.38로, 부모의 자산 수준이 10계단 올라가면 자녀의 자산은 평균 3.8계단 상승한다는 의미입니다. 같은 수치가 소득에서는 0.25에 그칩니다. 쉽게 말해, 부모에게 재산이 있느냐 없느냐가 자녀의 미래 경제적 지위를 가르는 더 강력한 변수로 작용하고 있는 겁니다. 이는 주로 주택과 같은 실물 자산의 가격 상승이 지역에 관계없이 전반적으로 일어났지만, 그 혜택은 기존 자산 보유층에 집중되는 구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수도권이라는 거대한 장벽

가난의 굴레를 끊고자 하는 청년들에게 가장 큰 장벽은 바로 수도권의 높은 주거비입니다. 연구에 따르면, 부모의 자산 수준이 하위 25%인 자녀가 수도권으로 이주할 확률은 상위 25% 자녀보다 43%포인트나 낮습니다. 경제력이 부족한 가정에서 자란 청년은 서울이나 경기로 진출하는 데 필요한 초기 생활비와 전세자금 마련 자체가 쉽지 않다는 이야기입니다.

과거에는 고향을 떠나 타 지역으로 이동하는 것만으로도 경제적 지위가 개선되는 효과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조차 어려워졌습니다. 비수도권 출신 청년이 수도권으로 이주하면 평균 소득 백분위가 눈에 띄게 올라갑니다. 문제는 그 문턱이 너무 높아져, 출발선에서부터 뒤처진 청년들은 아예 도전조차 하기 힘들어진 거죠. 결국 많은 이들이 출생지인 지방에 남게 되고, 그곳의 제한된 일자리 시장에서 저임금 일자리에 머무르는 악순환이 반복됩니다.

끊어지지 않는 고리의 해법은

이 문제의 근본에는 양질의 일자리와 교육 기회의 지역적 불균형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수도권에 우수한 일자리와 명문 대학이 집중되면서, 지방 거점 국립대의 경쟁력은 상대적으로 약화되었습니다. 30대에서 나타나는 수도권 대학 졸업생과 지방 대학 졸업생 간의 소득 격차는 50대보다 훨씬 크게 벌어져, 교육의 기회 평등이 훼손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연구진은 이러한 악순환을 끊기 위해 지역별 비례선발제 등을 통한 지방 저소득층 학생의 상위권 대학 진학 기회 확대를 제안합니다. 또한, 지방 대학에 대한 과감한 투자로 교육 경쟁력을 높이고, 궁극적으로 지방에서도 좋은 일자리를 만들 수 있는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단순한 지원금이 아니라, 일자리와 교육이라는 근본적 인프라를 지역에서 재구축하는 것이 장기적인 해법이라는 겁니다. 경제력의 대물림이 심화되는 고리를 끊는 일은 결국 지역 간 균형 발전의 성패와 직결된 과제가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