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대' 한마디가 남긴 것
더불어민주당이 소방 재정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킨 추미애 경기지사와 부승찬 의원에게 같은 수위의 경고를 내렸습니다. 21일 비공개 최고위원회에서 내려진 결정인데요. 추 지사는 13일 국감에서 소방을 "가장 골치 아픈 재정 빨대"에 비유했고, 부 의원은 19일 "소방 재정 쭉쭉"이라는 표현을 썼습니다.
애초 김민석 대표는 부 의원에게만 엄중 경고와 윤리심판원 직권조사를 지시했습니다. 추 지사에게는 별다른 조치가 없었죠. 형평성 논란이 커지자 지도부는 두 사람을 같은 수준으로 정리하는 쪽을 택한 겁니다. 박지원·김영배 의원은 "나사가 풀렸다"는 지적에 솔선수범을 강조했고, 국민의힘 조용술 대변인은 "실효성 없는 면죄부"라며 엄정한 징계를 요구했습니다.
드러난 숫자, 7.4%
논란의 진원은 결국 돈입니다. 2026년 소방예산 8조5967억원 가운데 지방재정 부담이 89.3%, 국가 부담은 8.4%에 그칩니다. 국비 비중은 2021년 12.6%에서 2026년 7.4%까지 내려앉았고, 같은 기간 경기도 도비 부담은 55.4% 늘었습니다.
국가직으로 바꿨는데 지갑은 여전히 지방에 있는 셈입니다. 담배 소비가 줄면서 내년 소방안전교부세는 2595억원 감소할 전망이고, 1인당 피복비도 울산 70만원, 부산·제주 25만원으로 벌어집니다.
여야가 동시에 꺼낸 법안
정치권은 발언 논란을 제도 개선으로 돌리는 분위기입니다. 민주당 이언주 의원은 소방공무원 인건비의 80% 이상을 국가가 부담하도록 하는 법안을 발의했습니다. 국민의힘 강명구 의원은 퇴직 후 질병 치료비 지원과 순직 심사 중 유족 긴급 생계지원금, 부상 소방관 재활 프로그램을 담은 개정안을 냈습니다.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도 2027년 소방예산 증액 필요성에 공감했습니다.
현장의 목소리도 컸습니다. 진천소방서 나경진 소방교가 빨대를 뽑고 국화꽃을 꽂는 추모 영상을 올려 조회수 30만회를 넘겼습니다. 추 지사는 소방노조 간담회에서 사과한 뒤 안전 TF 구성과 진상조사에 나섰고, 김 대표 취임 100일을 앞두고 수습 능력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