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년 만의 복귀 시도, 또 무산
민주노총이 27년 만에 사회적 대화 기구 복귀를 추진했지만 또다시 결론을 내지 못했습니다. 지난 10월 7일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제85차 임시대의원대회에서 복귀 안건이 정족수 미달로 유회됐습니다. 대의원 1766명 가운데 1061명이 참석했지만, 세 시간이 넘는 토론 끝에 반대파가 회의장을 떠나면서 재석 인원이 790명까지 줄었습니다. 의결정족수 884명에 미치지 못한 결과입니다.
민주노총이 경사노위와 멀어진 건 1999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정리해고와 파견법 합의에 반발해 노사정위원회를 탈퇴한 뒤였죠. 2017년 문재인 정부 시절 김명환 위원장이 '신8자회의론'을 내놓으며 경사노위 출범에 힘을 보탰지만, 이후 대의원대회에서도 반대파 이탈로 표결이 무산됐습니다.
조건과 반대, 팽팽한 줄다리기
양경수 위원장은 정부에 세 가지 조건을 제시했습니다. 표결이 아닌 합의제 운영, 산별노조의 직접 참여 보장, 경사노위 명칭 변경입니다. 정부가 이 조건을 먼저 받아들이면 경사노위에 들어가 법적 절차를 마치겠다는 입장입니다. 그는 사회적 대화는 수단이라며 시대 변화에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반대 목소리도 만만치 않습니다. 금속노조와 공공운수노조, 전교조, 서비스연맹 등 강경파 대의원들은 메가특구특별법을 악법으로 규정하고 복귀에 반대했습니다. 원포인트 사회적 대화 중단을 요구하는 긴급안도 발의됐지만 찬성 360명에 그쳤습니다. 의제와 투쟁 계획 없는 복귀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게 이들의 주장입니다.
변수는 선거와 메가특구법
관건은 시간입니다. 노동부는 2026년 안에 메가특구법 입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는데, 주 52시간 상한제 예외와 기간제 노동자 사용기간 연장, 파견제 확대 등 경영계 요구가 담길 수 있습니다. 노동 특례가 통과되면 반대 여론은 더 거세질 전망입니다.
여기에 11월 20~24일로 예정된 차기 집행부 선거도 변수입니다. 민주노총은 온라인 대의원대회 소집을 검토하고 있지만, 선거가 다가오면서 논의가 뒤로 밀릴 가능성도 있습니다. 채준호 교수는 이런 일이 반복되면 사회적 대화가 동력을 잃는다며, 인공지능 전환과 기후위기 같은 복합 위기 시대에 민주노총이 대화에 나설 책임이 있다고 짚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