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대홍수에 외무장관 "배출국 보상하라"…히말라야·안데스 빙하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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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달 전 수정 · 2026년 9월 2일 오후 9:02

발행: 2026년 9월 2일 오후 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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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 카트만두 대홍수가 9명의 한국인 실종과 참혹한 피해를 남긴 가운데, 네팔 외무장관이 미국·중국·인도 등 주요 온실가스 배출국에 보상을 요구해 국제적 파장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히말라야와 남미 안데스를 중심으로 빙하가 녹아내리면서 약 1,500만 명이 빙하호 붕괴 홍수 위험에 노출돼 있으며, 기후변화 책임론과 기후정의에 대한 국제사회의 대응이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도심을 삼킨 물, 그리고 떠내려온 70km의 비극

네팔 카트만두에서 지난 8월 26일 발생한 대홍수는 일주일이 넘은 지금도 도심 곳곳을 물에 잠긴 채 방치하고 있습니다. 기상청이 기록한 200mm가 넘는 폭우가 하천을 범람시키면서 인접 주거지와 도로가 아직 복구되지 못한 상태인데요. 특히 하류 마을에서는 상류에서 터진 물줄기가 무려 70km를 떠내려와 학교를 덮쳤습니다. 교실 안은 진흙으로 뒤덮였고, 책가방과 도시락이 그대로 남아 있었죠. 현지 가이드는 물살이 두 배 높이까지 차오르며 시신이 빨간 지붕 위에 걸리는 참혹한 광경을 목격했다고 전했습니다.

이번 재해로 9명의 한국인이 실종되면서 우리 정부의 긴급구호대가 현지에 파견되어 수색과 구호를 동시에 진행하고 있습니다. 네팔 정부와 협력해 육로와 헬기, 드론까지 동원된 구조 작업은 아직도 시신과 생활용품이 떠오르는 위험한 상황 속에서 계속되고 있습니다. 현지 주민과 학생들은 돈을 받지 않고 자발적으로 청소와 구조 활동에 나서며 새 학기를 열어갈 희망을 보태고 있지만, 물이 건물 뼈대만 남기고 사라진 마을의 피해는 쉽게 가시지 않고 있습니다.

히말라야를 넘어 안데스까지 녹아내리는 빙하의 경고

네팔의 비극은 단순한 지역 재난에 그치지 않습니다. 히말라야 빙하가 급속히 녹아내리면서 홍수와 산사태 위험이 가중되고 있는데요. 이는 기후변화가 산악 지대에 던진 직접적인 결과입니다. 네팔은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0.01%에 불과하지만, 가장 먼저 그 피해를 온몸으로 받아내고 있습니다.

사실 이런 위기는 히말라야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남미 안데스산맥 역시 빙하 붕괴와 빙하호 범람 위험이 날로 커지고 있습니다. 2023년 학술지 Nature에 따르면 히말라야, 안데스, 알프스 등 주요 산악지대에 거주하는 약 1,500만 명이 빙하호 붕괴 홍수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합니다. 페루 국립 빙하·산악생태계연구소는 안데스 내 최소 58개 호수가 범람 위험이 매우 높다고 경고했죠. 빙하가 녹으면서 물이 급격히 불어나거나 암석이 무너지면 하류 주거지역이 대규모로 침수될 수 있는 겁니다. 히말라야와 안데스가 동시에 보내는 신호는 기후변화가 이미 산악 지대의 생태계와 인명 안전을 동시에 위협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우리가 만들지 않은 재앙" 배출국을 향한 책임의 화살

이런 상황에서 네팔 외무장관은 국제사회에 날카로운 메시지를 던졌습니다. 그는 이번 재해를 '우리가 만들지 않은 재앙'이라 규정하며 미국, 중국, 인도 등 주요 온실가스 배출국에 보상을 요구했습니다. 네팔은 배출량은 극소수지만 피해는 고스란히 떠안고 있다는 기후정의의 딜레마를 국제무대에 꺼낸 겁니다.

당연히 이 발언은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사이의 오래된 갈등을 다시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배출 대국들은 경제 성장과 에너지 수요를 감안해야 한다는 입장이고, 네팔과 같은 취약 국가들은 생존이 걸린 문제라고 맞서고 있죠. 네팔은 이러한 책임론을 통해 국제사회의 재정적·정책적 지원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한 국가가 기후 피해를 입은 국가에 보상하는 원리는 단순한 도덕적 요구가 아니라 점차 국제법적 의무로 논의되는 흐름입니다.

네팔의 폭우가 가라앉은 뒤에도 남는 과제는 산더미 같습니다. 실종자 수색과 하류 마을의 복구는 물론, 히말라야와 안데스를 잇는 기후변화 대응 체계를 어떻게 만들어갈지가 전 세계의 시험대가 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