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책선' 발언이 촉발한 주권 논란
주한미군 사령관의 발언 하나가 한미 관계의 민감한 지점을 건드렸습니다. 제이비어 브런슨 사령관은 최근 워싱턴 D.C.에서 열린 골드 국제전략연구소 세미나에서 "대한민국은 군사분계선(MDL) 남쪽 철책선에서 시작된다"고 말했는데요. 헌법 제3조가 영토를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규정한 것과 정면으로 충돌하는 표현입니다.
국회에서도 논란은 이어졌습니다. 민홍철 의원이 이 발언에 동의할 수 있느냐고 묻자, 김규하 육군 참모총장은 "동의하지 못한다"고 단호히 답했습니다. 4성 장군의 한마디가 주권 논쟁으로 번진 순간입니다.
한반도를 '항공모함'으로 보는 시선
브런슨 사령관의 문제 제기는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그는 한반도를 '중국과 러시아 본토 인근에 떠 있는 항공모함' 혹은 '단검'으로 표현해 왔는데요. 한국을 미국의 대중국 견제 기지로 활용하겠다는 발상이 깔려 있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여기에 육해공과 우주, 사이버 전력을 통합하는 다영역 특임부대의 한반도 배치 주장도 더해집니다. 방어 성격의 사드와 달리 공격적 성격이 강해, 배치될 경우 중동 사례처럼 표적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큽니다. 한국의 산업 경쟁력을 인도태평양 군수 병참 허브로 쓰겠다는 구상 역시 같은 맥락입니다.
전작권 환수와 한미 신뢰
이런 인식은 전시작전권 환수 논의에도 그림자를 드리웁니다. 미국의 의도대로 한국군을 활용하려면 작전권을 넘겨주기 어렵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는 분석입니다. 전작권 환수가 자존심 문제를 넘어 한반도 평화와 직결된 사안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한편 비무장지대 지뢰폭발 사건을 두고도 합참은 '명백한 도발'이라 했지만,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북한 공격으로 단정하기 어렵다고 반박했습니다. 여야가 규탄 결의문 채택을 놓고 충돌하는 사이 국민의 허탈감만 커지고 있습니다. 군 당국과 정부가 접적지역 도발 표현조차 망설이는 상황에서, 한미 간 신뢰 회복과 신중한 안보 대응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