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성은 하지만 조문은 고쳐야 한다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형법에 '법왜곡죄'를 신설하는 데 원칙적으로 찬성합니다. 하지만 그는 현재 국회에 상정된 법안 속 한 조항이 큰 문제라고 지적했는데요. 바로 '법령을 의도적으로 잘못 적용해 당사자의 일방을 유리 또는 불리하게 만드는 경우'를 처벌하는 내용입니다. 조 대표는 이 조항이 그대로 유지될 경우, 하급심 법관이 기존 대법원 판례에 도전하는 새로운 해석을 시도하다가 고발과 수사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그의 핵심 주장은 사법부 내부의 건강한 논의와 법의 발전을 가로막을 수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이런 우려는 야당만이 아닙니다. 법안을 발의한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도 비슷한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변호사 출신인 곽상언 의원은 법안의 1호와 3호 조항 삭제를 요구하며 표결 거부 의사까지 밝혔죠. 그는 조항의 추상성이 모든 사건에 적용될 수 있는 위험을 초래한다고 봅니다. 참여연대 같은 시민단체 역시 법조문의 모호성을 지적하며 신중한 숙의를 촉구하고 있습니다.
왜 법왜곡죄가 제안되었나
법왜곡죄 논의의 시작점은 사법개혁에 있습니다. 민주당이 추진하는 '사법개혁 3법'의 한 축으로, 수사나 재판 과정에서 부당한 목적으로 법을 왜곡하거나 사실관계를 오판한 검사와 판사를 최대 10년 징역에 처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구체적인 처벌 대상에는 증거 은닉이나 위조, 위법한 증거 수집, 논리적 오류를 통한 범죄사실 인정 등이 포함되어 있죠. 이 법안을 지지하는 쪽에서는 사법 공정성을 해치는 극단적인 불법 행위에 대한 명확한 제재 수단이 필요하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법 왜곡'이라는 개념 자체가 법적으로 매우 추상적이고 모호하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무엇을 기준으로 '의도적'이라고 판단할지, '잘못 적용'의 기준은 무엇인지에 대한 명확한 정의가 부족하다는 겁니다. 이런 모호성은 결국 해당 조항이 정치적 목적이나 특정 세력에 의해 자의적으로 활용될 가능성을 열어둔다는 지적로 이어집니다.
당내 갈등과 향후 향방
이런 논란 속에서 민주당 지도부는 고민이 깊어집니다. 한편에서는 원안대로 강력하게 추진해야 한다는 강경론이, 다른 한편에서는 위헌 소지가 있는 조항은 반드시 수정해야 한다는 신중론이 맞서고 있죠. 홍익표 정무수석은 당내에서 문구 수정 작업이 진행 중이며, 본회의 상정 전인 25일 안에 최종 수정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전했습니다. 김한규 원내 정책수석도 표결 전까지 수정안이 나올 수 있다고 언급하며 유연한 태도를 보였습니다.
현재 상황은 막판 협상과 수정 여부에 달려 있다고 봐야 합니다. 국민의힘의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가능성도 고려해야 하는 만큼, 민주당은 당내 의견을 최대한 수렴해 논란의 불씨를 잡을 수 있는 타협점을 찾아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조국 대표가 언급한 과거 '내란전담재판부법' 초안이 위헌 요소를 삭제하며 통과된 사례처럼, 이번 법왜곡죄 안도 보완을 거쳐 합의점을 도출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사법개혁이라는 큰 목표와 개별 법조문의 정교함 사이에서 정치권의 선택이 요구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