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5% 관세, 그리고 15% 방어선 사투
지난 7월 24일, 미국 행정부가 무역법 301조를 근거로 60개 교역국에 '강제노동 관세'를 부과하면서 한국에는 12.5%의 세율이 적용됐습니다. 이번 조치는 올해 2월 연방대법원이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 기반의 상호관세를 위법으로 판결한 뒤, 무역법 122조의 10% 글로벌 관세를 거쳐 도입된 세 번째 관세 카드입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강제노동 제품 수입금지 조치 미흡을 명분으로 내세웠습니다. 다만 중국·한국·일본에 동일한 12.5% 세율이 적용되는 모순이 지적됐고, 자동차와 철강, 반도체 등 일부 품목은 별도 관세가 유지되며 원유·가스·핵심 광물 등은 아예 제외되는 등 적용 범위에서 상당한 예외가 존재합니다.
법의 이름을 바꿔가며 관세를 유지하다
이번 301조 관세에 대한 법적 공방도 빠르게 시작됐습니다. 공익 로펌 리버티 저스티스 센터는 대법원 판결 이후 관세 장벽을 유지하려는 구실에 불과하다며 뉴욕 국제무역법원에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향신료 수입업체와 시계 판매업체 등 미국 중소기업 2곳도 원고로 참여하면서 위헌성 논쟁이 본격화됐습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301조가 국가별 불공정 관행을 개별적으로 입증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실태를 무시한 일괄 적용은 한계가 명확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다만 통상 전문가들은 별도 조사 절차와 공청회를 거쳤다는 점에서 이전 IEEPA 관세보다 법정에서 살아남을 가능성이 더 높다고 보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가 가장 촉각을 세우는 부분은 향후 발표될 '과잉생산 301조 관세'입니다. 현재 부과된 12.5%에 과잉생산 관세가 더해지면 지난해 한미 무역합의로 설정한 15% 상한선이 깨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15% 상한, 카드도 정세도 복잡해졌다
정부는 조선협력센터(KUSPC) 개소와 마스가 프로젝트, 에너지 분야 대미 투자 등을 활용해 추가 관세 압력을 흡수하겠다는 전략을 세웠습니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은 워싱턴에서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과 만나 15% 상한 준수를 직접 요청했습니다. 러트닉 장관이 '실제 건조 선박 수와 투자 자본 규모' 등 수치화된 성과를 요구한 만큼, 정부는 이르면 8월 말께 발표될 '대미 투자 1호 사업'을 통해 가시적 결실을 보이겠다는 방침입니다.
한편 호주, 뉴질랜드, EU, 일본 등 미국 주요 동맹국들도 이번 조치가 '근거 부족'이라며 잇따라 반발하고 있어 추후 다자 통상 갈등의 불씨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예일대 예산연구소는 가구당 연간 추가 비용이 기존 550달러에서 1,100달러로 늘어나 미국 내 물가 부담도 관세의 정치적 지속 가능성을 제한할 변수로 작용할 전망입니다. 8월 투자 1호 사업 발표와 과잉생산 관세의 방향이 결정되면 한국 수출환경의 향배가 사실상 판가름 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