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러코스터 탄 코스피
2026년 8월 25일 국내 증시는 장중 급락을 딛고 극적인 반등을 이뤄냈습니다. 코스피는 개장과 함께 2%대 하락 출발했고, 한때 6400선까지 밀리며 4%가 넘는 낙폭을 기록했는데요. 하지만 오후 들어 상승세로 전환하며 전 거래일보다 0.68% 오른 6742.74로 마감했습니다. 코스닥 역시 장중 800선을 하회하는 등 불안했지만, 결국 1.70% 상승한 827.15를 기록하며 동반 반등에 성공했습니다.
이런 출렁임은 미국 반도체주의 부진이 국내 시장에 그대로 전해진 결과였습니다. 뉴욕 증시에서 엔비디아와 TSMC, 마이크론 등이 일제히 하락했고, 특히 마이크론은 5.8%나 밀렸습니다. 엔비디아 실적 발표를 앞둔 투자자들의 경계심이 커지면서 국내 반도체 대장주들도 장 초반 큰 폭의 하락을 피할 수 없었죠. 삼성전자는 24만 5000원까지 내려갔고, SK하이닉스도 6% 넘게 밀리는 등 '삼전닉스'가 시장을 끌어내렸습니다.
외국인이 3조8000억을 팔았는데도
장중 상황만 보면 이날 시장은 쉽게 무너질 수 있었습니다. 외국인 투자자가 유가증권시장에서 3조 8000억 원이 넘는 역대급 순매도를 기록했기 때문인데요. 하지만 개인과 기관, 그리고 기타법인이 거의 동시에 매수 버튼을 누르며 지수를 지켜냈습니다. 개인은 1조 원가량을, 기관은 1조 1700억 원을 순매수했고, 특히 기타법인은 1조 5000억 원 이상을 사들이며 지수 방어의 핵심 역할을 했습니다.
기타법인의 이례적인 매수세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대규모 자사주 매입·소각 계획이 반영된 것으로 풀립니다. SK하이닉스는 40조 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을, 삼성전자는 15조 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발표했는데, 이런 움직임이 장 막판 낙폭 만회로 이어졌습니다. 덕분에 삼성전자는 전일과 같은 25만 7000원에 마감했고, SK하이닉스는 0.42% 상승한 167만 8000원을 기록했습니다. 삼성전자 우선주는 보통주와 달리 소각 여력이 크다는 기대감에 2.75%까지 올랐습니다.
순환매와 경계심 사이
반도체주의 약세 속에서도 시장 전체는 나쁘지만은 않았습니다. 오히려 건설, 기계장비, 원전, 화장품 등 비반도체 업종으로 순환매가 확산되면서 상승 종목 수가 하락 종목보다 3배 가까이 많았습니다. 미국 정부의 웨스팅하우스 지분 투자 제안 소식에 두산에너빌리티와 현대건설 등이 10% 넘게 급등했고, 화장품주들도 수출 호조에 힘입어 강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당연히 시장의 눈은 이번 주에 쏠려 있습니다. 26일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와 27일부터 열리는 잭슨홀 미팅, 그리고 27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결정이 예정되어 있는데요. 전문가들은 미국 장기금리 안정과 엔비디아 실적에 대한 안도감이 형성되기 전까지 코스피가 6000에서 7000선 사이 박스권에서 변동성을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반도체주가 집중도를 낮추고 다른 업종으로 온기가 퍼지는 순환매 흐름은 당분간 지속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다만 외국인의 대규모 이탈이 반복된다면 추가 하락 위험은 여전히 남아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