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때리던 트럼프, 일주일 만에 태도 돌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2020년 대선 당시 중국의 개입을 주장하며 강경 발언을 쏟아냈지만, 불과 일주일 만에 입장을 크게 돌려 파장이 커지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6일 대국민 연설에서 중국이 유권자 정보 2억 2천만 건을 탈취하고 불법 투표용지를 제작하려 했다고 비판했는데요. 하지만 며칠 지나지 않아 그는 이를 오래전 일로 치부하며 양측 모두 비슷한 행동을 한다고 말을 바꿨습니다.
이러한 갑작스러운 변화는 오는 9월 예정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미를 앞두고 중국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전략으로 풀이됩니다.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아세안 회의에서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정상회담 일정을 논의하며 방문 성사에 집중하고 있는데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물가 불안과 이란 전쟁 등 대내외적 위기가 겹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의 관계 개선이 절실한 상황에 놓인 것으로 보입니다.
생중계 거부한 방송사, 면허 박탈 위기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을 두고 미국 내 언론 탄압 논란도 불거졌습니다. ABC, NBC, CNN 등 주요 방송사들이 16일 연설을 생중계하지 않자, 트럼프 대통령은 이들의 방송 면허를 박탈해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경고했습니다. 이에 브렌던 카 연방통신위원회(FCC) 위원장은 ABC 소유 방송국 8곳을 면허 조기 재심사 대상에 포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FCC의 이러한 움직임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지난 4월에도 ABC 버라이어티쇼 진행자 지미 키멜의 농담 이후, ABC 소유 방송국들에 조기 갱신 명령이 내려졌는데요. ABC 측은 특정 논조를 표적으로 삼은 권력 남용이자 언론 탄압이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습니다. 백악관 연설을 중계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방송 면허가 위태로워지는 상황은 미국 내 언론의 자유를 둘러싼 갈등이 얼마나 심화되고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실제 문건은 러시아 개입 정황 뚜렷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향해 날린 공격의 근거는 흔들리고 있습니다. 뉴욕타임스가 분석한 기밀문서와 미 국가정보위원회(NIC) 자료에 따르면, 2020년 대선에 실제로 개입한 정황이 포착된 건 중국이 아닌 러시아였습니다. 러시아는 당시 조 바이든 전 부통령과 그 아들의 부패 의혹을 퍼뜨려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을 돕려 한 것으로 조사되었고, 이 정보원은 러시아 정보기관과 연계된 인물로 밝혀졌습니다.
딕 더빈 민주당 상원의원을 비롯한 여야 인사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에게 유리한 러시아의 개입 사실과 불리한 이란의 개입 정황은 외면한 채, 중국만을 겨냥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마크 워너 상원의원은 미국 선거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려는 국가가 러시아라는 사실을 고의로 생략했다고 비판했으며, 일각에서는 이번 주장이 향후 선거를 장악하려는 시도를 정당화하려는 포석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