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러 '초대형 경제협력' 논의…종전 유인책 될까

뉴K연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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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전 수정 · 2026년 10월 28일 오후 6:34

발행: 2026년 10월 28일 오전 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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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을 이끌어내기 위해 사할린 석유 합작 재개, 드루즈바 송유관·노르트스트림 가스관 재가동, RDIF 제재 해제, 러시아산 경유 수출 확대 등 대규모 경제협력 카드를 제시했습니다. 위트코프 특사의 대러 접촉도 이어졌지만 푸틴의 강경한 태도와 미국 기업들의 소극적 반응, 유럽의 제재 완화 반대가 걸림돌로 남아 있습니다.

종전의 값, 에너지로 매겨지다

미국이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을 이끌어내기 위해 러시아에 대규모 경제협력 카드를 내밀고 있습니다. 파이낸셜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전쟁이 끝난 뒤 러시아 극동 사할린 연안 석유·가스 합작 사업을 재개하고, 드루즈바 송유관을 통한 유럽행 원유 공급에 미국 기업이 참여하는 방안을 논의 중인데요. 2022년 폭발로 파괴된 노르트스트림 가스관을 통한 공급 재개까지 테이블에 올랐습니다.

거론되는 품목은 에너지에 그치지 않습니다. 미국 항공사의 러시아 영공 통과 재개, 항공기용 티타늄 공동 생산,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사업, 칼륨 비료 제재 완화 등도 함께 검토되고 있습니다. 자포리자 원자력발전소 운영권을 미국에 넘겨 전력을 나누는 방안까지 논의된 것으로 전해집니다.

이미 오간 신호들

물밑 접촉은 여러 차례 이뤄졌습니다. 스티브 위트코프 대통령 특사는 지난 9월 초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푸틴 대통령을 만나 사업 거래 가능성을 논의했고, 이 자리에서 '사업 거래'라고 적힌 메모가 포착되기도 했죠. 지난 10월 5일에는 트럼프 대통령과 사위 재러드 쿠슈너, 위트코프 특사가 크렘린궁에서 러시아 측 특사 키릴 드미트리예프를 만났습니다.

실무 차원의 움직임도 있습니다. 미국 재무부는 러시아직접투자펀드(RDIF)의 제재 해제 요청을 심사 중입니다. RDIF는 2022년 침공 직후 '푸틴의 비자금'으로 규정돼 제재 대상에 올랐던 곳입니다. 여기에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부 장관은 "러시아 하기 나름"이라며 경유 수출 추가 허용 가능성을 열어뒀고, 트럼프 대통령은 10~11월 80만t, 이후 100만t 추가 공급에 합의한 상태입니다.

당근은 커지는데, 판은 안 열린다

문제는 이 카드가 실제 효과를 낼 수 있느냐입니다. 가장 큰 변수는 푸틴 대통령이 여전히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미국 기업들도 소극적입니다. 사할린-1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엑손모빌은 러시아 사업 재개 계획이 없다고 밝혔고, 보잉은 티타늄 합작을 중단하고 공급망을 다변화했습니다.

유럽의 반대도 만만치 않습니다. 유럽 외교가에서는 EU 승인 없이 제재가 풀려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 확고하고, 독일의 메르츠 총리는 노르트스트림2 재가동을 배제했습니다. 한 유럽 외교관은 "돈의 문제가 아니라 굴욕과 통제의 문제"라며 경제적 보상만으로는 푸틴 대통령의 노선을 바꾸기 어렵다는 회의론을 내비쳤습니다.

규모 면에서도 물량은 미미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제시한 경유 30만50만t은 전 세계 일평균 수요 2,800만 배럴에 견주면 하루 7만5천12만4천 배럴 수준에 그칩니다. 결국 관건은 유인책의 크기가 아니라 러시아와 유럽이 함께 받아들일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낼 수 있느냐에 달려 있는 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