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협을 느낀 대통령의 변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일상에 큰 변화가 생겼습니다. 최근 외신 보도들에 따르면, 그는 암살 위협을 의식해 지하 벙커에서 보내는 시간을 크게 늘리고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는 횟수를 극적으로 줄였다고 합니다. 올해 들어 공식적인 외부 방문은 단 두 차례에 그쳤는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17건에 비하면 현저한 감소세입니다. 러시아 연방경호국(FSO)은 이에 대응해 푸틴 대통령 주변의 보안을 전례 없이 강화한 상태입니다. 대통령을 만나려는 인력은 두 차례의 신원 조사를 거쳐야 하며, 측근 요리사, 사진작가, 경호원 등은 대중교통 이용이 금지되고 특수 통제용 휴대전화만 사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심지어 이들 직원의 자택에 영상 감시 시스템이 설치되는 등, 보안망이 촘촘히 조여지고 있죠.
우크라이나 작전과 내부 불안이 만든 위기감
이런 과도할 정도의 보안 강화 배경에는 몇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가장 직접적인 계기는 우크라이나의 공격입니다. 우크라이나군이 '거미줄 작전'으로 명명한 드론 공격을 통해 러시아 공군 기지의 폭격기 41대를 파괴한 사건은 크렘린궁에 큰 충격을 줬습니다.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불과 6~8km 떨어진 지점까지 드론 공격이 발생한 점도 푸틴 대통령의 위협 인식을 높이는 데 일조했을 겁니다. 또 다른 불안 요인은 러시아 내부에서 제기되는 쿠데타 가능성입니다. 일부 보고서와 분석에서는 푸틴 대통령의 오랜 측근이었던 세르게이 쇼이구 국가안보회의 서기 등 고위 군 인사들이 권력 투쟁에 개입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발생한 경제적 부담과 막대한 사상자는 국민들의 불만을 키웠고, 이는 결국 정권 자체에 대한 불안정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려 있는 거죠.
고립된 지휘와 이미지 관리의 이중전선
이러한 위기감 속에서 푸틴 대통령의 국정 운영 방식도 바뀌었습니다. 그는 지하 벙커에서 매일 군 관계자들과 회의를 열어 우크라이나 전선의 세부 작전까지 직접 챙기며 전쟁 지휘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 관계자는 그의 시간 중 70%가 전쟁 관련 업무에 할애된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반면, 외교나 민생 현안과 같은 다른 정무는 상대적으로 소홀해질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이런 고립된 행보는 어쩌면 또 다른 위험을 초래하고 있습니다. 바로 국민적 지지의 하락이죠. 러시아 국영 매체들은 푸틴 대통령이 정상적으로 직무를 수행하고 있다는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사전 녹화된 영상을 적극 송출하고 있습니다. 최근 한 공개 행사에서는 학생의 이마에 입을 맞추는 친근한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는데, 정치 분석가들은 이 같은 행동이 오히려 지지율 하락에 대한 크렘린궁의 불안을 반영한다고 지적합니다. 암살과 쿠데타라는 물리적 위협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는 동시에, 정치적 이미지를 관리해야 하는 이중의 고립 상태에 푸틴 대통령이 놓여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