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수가 아닌 가격이 기준입니다
정부가 종합부동산세 과세 기준을 주택 수에서 합산가액 중심으로 전면 개편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습니다. 현재는 3주택 이상 보유자에게 최고 5.0%의 중과세율을 적용하는데, 앞으로는 이 체계를 폐지하거나 기본세율에 통합할 전망입니다. 대신 공시가격 30억~40억 원 이상의 초고가 주택 구간을 신설해 세 부담을 집중시키는 구조로 바뀝니다.
사실 이번 개편의 핵심은 집값이 비슷하면 세금도 비슷해지는 겁니다. 현재는 집값 합계가 같은 경우에도 1주택자가 3주택자보다 세금을 덜 내는 역전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주택 수와 관계없이 개인별 보유 주택 합산가액에 누진세율을 적용하게 됩니다. 이른바 '똘똘한 한 채'에 집중된 투기 수요를 겨냥한 조치인데요, 고가 주택 한 채를 보유하는 것이 여러 채를 보유하는 것보다 유리했던 기존 제도의 허점을 메우려는 취지입니다.
중산층은 덜어주고 초고가는 강화합니다
정부는 중간 가격대 1주택자의 부담을 줄이는 방향으로 기본공제 기준을 현행 공시가격 12억 원에서 소폭 상향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13억~14억 원 수준으로 조정될 경우 종부세를 내지 않는 주택이 늘어나면서 중산층의 세 부담은 현행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게 됩니다.
반면 초고가 주택 보유자의 세 부담은 확실히 커집니다. 시가 30억~50억 원 수준의 초고가 주택은 과세표준 구간을 더 촘촘하게 나누거나 세율을 인상하는 방식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현재 60%인 공정시장가액비율을 70%나 80%까지 올리는 방안도 검토 중인데, 비싼 주택일수록 이 비율이 더 빠르게 오르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실거주하는 1주택자를 보호하고 비거주나 투기 목적의 보유는 차별화하려는 의도가 담겨 있습니다.
당연히 기존에 혜택을 보던 고가 주택 보유자들의 반발도 예상됩니다. 요양 시설 입소나 동거 등 부득이한 사정으로 거주하지 못하는 장기 보유자들의 경우를 어떻게 배려할지가 세부 조정의 관건으로 보입니다.
양도세와 대출 규제도 함께 손질됩니다
보유세 개편과 맞물려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 제도도 실거주 중심으로 바뀔 전망입니다. 현재는 보유 기간과 거주 기간에 따라 각각 최대 40%, 합산 최대 80%까지 공제해주는데, 앞으로는 거주 요건의 비중을 높이고 보유 기간 공제는 줄이거나 없애는 방향으로 추진됩니다. 이는 실거주를 더욱 우대하여 투기 유발 요인을 차단하기 위함입니다.
물론 다주택자들이 보유세 강화에 대응해 매물을 내놓을 수 있도록 적절한 퇴로를 열어주는 방안도 고민되고 있습니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장기보유특별공제 한도 설정 등 건설적인 제안들을 검토해 정책에 반영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준경 경제성장수석 역시 전월세 시장 안정을 위한 공급 확대 대책과 대출 규제의 불합리한 부분을 조만간 보완하겠다고 설명했습니다.
정부는 7월 27일 한성숙 국무총리 주재 부동산정책 국민 대토론회를 통해 추가 의견을 수렴한 뒤, 이르면 8월 초 세법 개정안으로 최종 내용을 확정해 발표할 계획입니다. 이번 개편이 부동산 시장의 양극화를 해소하고 실수요자 중심의 건전한 시장을 만드는 계기가 될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