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막 차량, 이렇게 처리됩니다
부산 서면 도심에서 소방차가 불법 주정차 차량에 막혀 골든타임을 놓치는 일이 잦아지자, 소방당국이 강경 대응에 나섰습니다. 지난 13일 부산 부산진구 범천동 이면도로에서 부산소방재난본부가 비상출동 방해 차량을 강제 처분하는 훈련을 진행했는데요. 소방차가 불법 주차된 승용차를 들이받아 앞 범퍼를 부수고 진입로를 확보하는 장면이 연출됐습니다. 소방대원들은 차량 유리창을 깨고 소화전에 호스를 연결하는 등 실전과 같은 훈련을 소화했습니다.
훈련은 상습 정체 구간과 소방차 진입 곤란 지역을 중심으로 이뤄졌습니다. 공단소방서도 남동공단 일대에서 길 터주기 훈련을 실시했고, 시민 동승 체험도 함께 진행해 골든타임의 중요성을 알렸습니다. 소방당국은 앞으로 이런 훈련을 정례화해 일선 대원들이 실제 상황에서 주저하지 않도록 한다는 방침입니다.
골든타임을 가로막는 현실
사실 소방차의 강제 처분은 법적으로는 가능하지만, 그동안 현장에서 실행되기 어려웠습니다. 지난 6년간 전국에서 실제 이뤄진 강제 처분 사례는 단 7건에 불과했는데요. 소방관들이 차량 소유주의 항의나 법적 책임을 부담스러워했기 때문입니다. 특히 부산과 경남 지역에서는 단 한 건도 없었을 정도로 드문 일이었습니다.
이런 현실은 실제 화재 현장에서 피해를 키웠습니다. 2013년 부산 화명동 아파트 화재 때는 불법 주차 차량이 진입로를 막아 소방차가 전진과 후진을 반복하며 9분이나 지체됐고, 지난 2024년 2월 범일동 주택 화재에서도 비슷한 이유로 소방차가 50미터 떨어진 곳에서 호스를 연결해 진화해야 했습니다. 이처럼 골든타임이 무너지면 인명과 재산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강제처분, 이제는 달라진다
소방당국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업무 체계를 전면 개편했습니다. 기존에는 현장 소방관이 직접 판단하고 민원까지 처리해야 했지만, 이제는 119상황실이 소방차에 부착된 카메라 영상을 실시간으로 확인해 강제 처분 여부를 결정합니다. 전담 부서가 보상과 민원을 맡아 일선 대원들의 부담을 확 줄인 겁니다.
또한 행정안전부 장관이 올해 1월 불법 주정차 차량에 대한 강제 집행을 요청하면서 분위기는 더욱 확고해졌습니다. 소방당국은 강제 처분으로 인한 차량 파손에 대해 불법 주차 차주가 손실 보상을 청구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소방관이 처분해도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보장했습니다. 이제 불법 주정차가 긴급 출동을 막으면 가차 없이 밀고 부수는 것이 원칙이 된 겁니다. 앞으로도 훈련과 홍보를 지속해 신속한 재난 대응 체계를 확립하겠다는 게 소방당국의 목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