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맞은 삼성 TV, 수장 교체로 분위기 쇄신
삼성전자가 TV 사업의 수장을 전격 교체했습니다. 영상디스플레이(VD) 사업부장에 이원진 사장이 임명되면서, 20년 연속 글로벌 1위 자리를 지켜온 삼성 TV의 대수술이 시작됐습니다. 이번 인사는 중국 업체들의 맹렬한 추격과 수익성 악화라는 이중고에 직면한 삼성전자의 위기감이 반영된 결과입니다. 지난해 VD 사업부는 2천억 원 가량의 적자를 기록했고, 올해 1분기에도 흑자 전환이 어려운 모습을 보였습니다. 특히 중국 TCL이 저가 공세는 물론 프리미엄 시장까지 넘보며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높이고 있어, 삼성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죠.
이러한 상황에서 기존의 기술 중심 리더십을 마케팅과 서비스 전문가로 교체한 것은 의미가 큽니다. 용석우 전 사업부장이 엔지니어 출신으로 하드웨어 기술 발전을 이끌었다면, 신임 이원진 사장은 구글에서 경력을 쌓은 플랫폼 및 콘텐츠 전문가입니다. 삼성전자가 TV를 단순한 가전제품이 아닌 종합 엔터테인먼트 플랫폼으로 재편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셈이죠. 노태문 DX부문장의 주도로 이뤄진 이번 '원 포인트' 인사는 연말이 아닌 5월에 단행된 이례적인 조치로, 사업 부진에 대한 신속한 대응 의지로 읽힙니다.
하드웨어에서 플랫폼으로의 전환
이원진 신임 사업부장의 가장 큰 임무는 TV 사업의 수익 모델을 혁신하는 것입니다. 그는 삼성전자에 합류한 후 무료 광고 기반 스트리밍 서비스인 '삼성 TV 플러스'를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경험이 있습니다. 이 서비스는 이미 조 단위 매출을 올리며 VD 사업부의 핵심 수익원으로 자리 잡았는데요. 이를 통해 삼성은 TV 판매로만 이익을 내는 전통적 방식에서, 콘텐츠와 광고를 통해 지속적인 수익을 창출하는 플랫폼 비즈니스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TV 산업 전반이 침체기를 맞고 있습니다. 가족 중심 시청 문화가 개인화되며 TV 수요가 줄어들고, 중국 업체들의 공세로 가격 경쟁이 심화되었죠. 삼성전자는 이에 대응해 중국 내 TV 및 가전 사업 철수를 결정하는 등 과감한 구조조정에 나섰습니다. 유럽 슬로바키아 공장 폐쇄와 함께 글로벌 생산 거점을 효율화해 원가 경쟁력을 높이려는 움직임도 보입니다. 하드웨어 경쟁력만으로는 중국을 따돌리기 어렵다는 판단 아래, 서비스와 소프트웨어에서 새로운 부가가치를 찾겠다는 전략입니다.
도전과제와 미래 전망
그러나 삼성전자의 전환은 순조롭지만은 않습니다. 가장 큰 장애물은 노사 갈등입니다. 삼성전자 노조는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으로 요구하며 5월 말 총파업을 예고했죠. 반도체(DS) 부문의 호황과 대비되는 TV·가전 사업의 부진 속에서, 조합원들 간 이해 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습니다. 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TV 생산 차질은 물론, 전체 그룹의 실적 악화로 이어질 수 있어 신중한 해결이 필요합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의 파업까지 겹치며, 삼성 그룹 전체가 노사 관계 리스크에 직면한 상황이죠.
미래 전망은 AI와의 결합에 달려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올해 출시되는 TV 제품에 AI 기능을 적극 도입해 화질 개선과 사용자 경험 향상을 꾀할 계획입니다. 자체 운영체제 타이젠OS를 기반으로 한 플랫폼 생태계를 더욱 강화하고, 게임이나 교육 콘텐츠 등 다양한 서비스로 영역을 확장하겠다는 방침입니다. 용석우 전 사업부장이 DX부문장 보좌역으로 이동해 AI·로봇 기술 자문에 나선 것도 이러한 미래 준비의 일환으로 볼 수 있습니다. 시장에서는 이원진 사장의 리더십 아래 TV가 단순 시청 도구를 넘어 집안의 종합 엔터테인먼트 허브로 진화할지 주목하고 있습니다. 중국 업체들의 추격은 당분간 계속될 테니, 삼성의 플랫폼 전환이 실질적인 수익으로 이어질지가 관건이 되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