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득권 약탈" 주장의 시작
14일 금융위원회 정례회의에서 조각투자 토큰증권(STO) 장외거래소 예비인가 안건이 결정됩니다. 그런데 최종 후보로 거론되는 컨소시엄 두 곳은 한국거래소-코스콤, 넥스트레이드-뮤직카우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기존 STO 플랫폼 '소유'를 운영해온 루센트블록은 심각한 불공정을 주장하며 "기득권의 약탈"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루센트블록 허세영 대표는 13일 밤 정부청사 앞에서 1인 시위를 예고하기까지 했습니다.
STO 장외거래소는 조각투자 토큰증권의 유통을 담당할 핵심 인프라입니다. 금융위는 지난해 12월부터 사업자 모집을 시작, 총 3개 컨소시엄이 지원했습니다. 루센트블록은 단독으로, 나머지 두 곳은 대형 금융기관과 증권사, 조각투자업자들이 연합한 형태입니다. 인가 방식은 '경쟁 인허가'로, 사업계획서 평가를 통해 두 곳을 선정합니다. 루센트블록은 4년간 혁신금융서비스로 운영하며 50만 명의 이용자와 약 300억 원 규모의 자산을 유통해온 실적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탈락 위기에 처했습니다. 이에 허 대표는 "국토부가 직접 물류사업을 하는 격"이라며 금융위의 방식을 비판했습니다.
네 가지 쟁점, 그리고 반박
루센트블록은 공정성 문제를 네 가지 쟁점으로 정리해 제기했습니다.
첫째, 인가 절차의 공정성 부재입니다. 루센트블록은 "금융위가 기득권 금융기관에 유리한 방식으로 경쟁을 설계했다"고 주장합니다. 혁신금융서비스로 충분히 검증된 사업자가 제도화 과정에서 배제되는 것은 부당하다는 것입니다. 반면 금융위는 "인가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결과"라고 해명했고, 컨소시엄 측은 "다양한 참여자로 구성되어 시장 안정성과 역량을 갖췄다"고 맞섰습니다.
둘째, 금융혁신지원특별법의 취지 위배입니다. 해당 법은 혁신 창업기업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루센트블록은 "4년간 모범 사례로 운영해온 기업이 사업을 계속할 수 없게 되는 것은 법의 본질에 어긋난다"고 지적했습니다. 넥스트레이드-뮤직카우 컨소시엄(NXT)은 "우리는 다수의 조각투자사업자와 증권사, 금융사가 참여해 다양성을 확보했다"며 반박했습니다.
셋째, 공정거래법 위반 및 기업결합 신고 의무 소홀입니다. 루센트블록은 한국거래소와 넥스트레이드가 컨소시엄 참여 과정에서 기업결합 신고를 하지 않았다고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한국거래소는 "예비 인가 후 공정위 심사를 받는 것이 순서"라고 설명했습니다. 공정위 기업결합 신고는 결합 당사회사 중 한 회사의 자산총액이 3000억 원 이상이고 다른 회사가 300억 원 이상일 때 필요합니다.
넷째, 기술 및 정보 유출 의혹입니다. 루센트블록은 NXT가 투자 검토 명목으로 비밀유지계약(NDA)을 체결한 뒤 기밀 자료를 제공받아 경쟁 인가에 활용했다고 주장했습니다. NXT는 "받은 자료는 기밀에 해당하지 않으며, 기술을 편취한 적 없다"고 해명했습니다.
결론은 금융위의 손에
금융위는 14일 열리는 정례회의에서 최종 예비인가 업체를 결정할 예정입니다. 선정된 두 곳은 이후 주문·체결 시스템 및 내부통제 체계를 구축하고 본인가 심사를 받게 됩니다. STO 법안이 통과되면 이 장외거래소들은 조각투자 시장의 핵심 유통 인프라가 될 것입니다.
한편 루센트블록은 공정위에 사업 활동 방해 및 기업결합 신고 의무 위반 소지에 대한 신고를 접수했고, 13일 저녁 1인 시위를 진행할 계획입니다. 이번 논란은 금융혁신의 주체가 누구여야 하는지, 그리고 규제 당국이 어떻게 공정한 경쟁 환경을 조성할 것인지에 대한 근본적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금융위의 결정이 나오기까지 남은 시간, 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