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인프라에 돈 쓰는 알파벳
알파벳이 올해 설비투자 규모를 기존 전망보다 150억 달러 늘린 최대 2,050억 달러로 상향 조정했습니다. 2분기 매출은 1,198억 달러로 시장 예상을 뛰어넘었고, 특히 클라우드 부문 매출이 82% 급증하며 AI 수요의 폭발적인 성장세를 입증했는데요.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에서 인프라 확충을 위한 공격적인 투자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로 풀이됩니다.
이러한 베팅의 규모는 상당합니다. 알파벳의 구매 약정 규모는 1,200조 원에 육박했고, 2분기 잉여현금흐름은 상장 22년 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 59억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데이터센터와 서버 확충에 필요한 막대한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주식 발행까지 단행하며 사세 키우기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주가는 울상, 반도체주는 방긋
당연히 막대한 비용 부담에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커졌습니다. 알파벳 주가는 6% 이상 급락했고, DA Davidson과 오펜하이머 등 여러 증권사들이 마진 악화와 현금흐름 부진을 이유로 목표 주가를 낮췄는데요. AI에 쏟아붓는 돈에 비해 가시적인 수익 모델이 부족하다는 점에서 과대광고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반대로 국내 증시는 전혀 다른 풍경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한 반도체주들이 일제히 강세를 보이며 코스피가 7,000선을 회복했습니다. 빅테크들의 인프라 투자가 메모리 반도체 수요로 직결된다는 기대감이 작용한 겁니다. 서버용 64GB D램 현물가가 계약가격보다 146%나 높게 거래될 정도로 공급 부족 현상이 심화되고 있죠.
정점론은 잠시 접어두자
물론 일각에서는 AI 반도체 투자가 정점에 다다랐다는 피크아웃 우려를 내놓았습니다. 하지만 오픈AI가 미국 조지아주에 3.2GW급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고, 메타가 블랙록과 함께 120억 달러 규모의 데이터센터 채권을 발행하는 등 다른 빅테크들의 투자 행보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흐름은 AI 인프라 투자가 쉽게 꺾이지 않을 것이라는 신호로 해석됩니다.
특히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은 2030년까지 현재보다 7배 성장한 363조 원 규모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테슬라가 차세대 AI 칩을 대량 생산할 계획을 밝히면서 파운드리 수요까지 자극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알파벳의 재무 지표가 일시적으로 악화됐다는 점은 부담스러운 사실이지만, AI 시대의 인프라 전쟁에서 뒤처지는 것이 더 큰 리스크라는 판단이 작용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