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에 울려 퍼진 주먹, 그림자 드리운 테러 음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80세 생일과 미국 독립 250주년을 기념해 백악관 남쪽 잔디광장에서 역사상 처음으로 UFC 프로 스포츠 경기가 열렸습니다. 6월 14일 열린 'UFC 프리덤 250'은 전 세계의 이목을 끌었지만, 행사를 겨냥한 치밀한 테러 공격 계획이 사전에 적발되어 충격을 남겼습니다. 미 연방수사국(FBI)은 폭발물 탑재 드론과 저격수를 동원한 복합 공격 모의를 포착했으며, 4개 주에서 관련자 5명을 구금하고 최소 23명의 연루 혐의를 추적하고 있습니다. 캐시 파텔 FBI 국장은 행사 나흘 전인 6월 10일에 위협 정보를 입수해 법무부 및 각 주와 합동 작전을 펼쳤다고 밝혔는데요. 덕분에 실제 피해는 없었지만, 정치적 폭력에 대한 우려는 다시금 고조되었습니다. 당시 프랑스 에비앙에서 G7 정상회의를 하던 트럼프 대통령은 이 사실을 사전에 보고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빵과 서커스 논란과 황당한 발언
이번 대회는 약 6천만 달러의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었고, 마크 저커버그와 데이비드 엘리슨 등 친트럼프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습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를 고대 로마의 '빵과 서커스'처럼 민심을 제압하려는 전제 군주적 행보라 비판했습니다. 특히 대통령 일가가 소유한 기업이 공식 후원사로 참여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UFC 모회사 주식을 매입한 사실이 알려지며 이해충돌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워싱턴과 뉴욕 등에서는 '노 킹스' 시위가 열렸고, 여론조사에서도 적절한 행사라는 응답은 16%에 그쳤습니다. 더구나 경기 후 인터뷰에서는 또 다른 파문이 터져 나왔습니다. 헤비급에서 승리한 조시 호킷 선수가 미셸 오바마 여사를 향해 근거 없는 음모론을 기반으로 한 모욕적 발언을 한 것인데요. 이에 대해 데이나 화이트 UFC CEO는 강한 불쾌감을 표했고, 민주당 측은 역겹다고 비판했습니다. 반면 백악관 공보국과 일부 공화당 인사들은 이를 묵인하거나 옹호하는 태도를 보여 정치권의 반응은 극명하게 갈렸습니다.
재개최 없다는 회장과 남은 숙제
데이나 화이트 UFC 회장은 이번 행사의 성공에도 불구하고 다시는 백악관에서 경기를 열지 않겠다고 단언했습니다. 그는 평소보다 3배에 달하는 비용과 야외 특설 무대라는 운영상의 어려움을 이유로 들었는데요. 선수들은 야외 경기의 분위기를 호평했지만, 회장의 결심은 확고해 보입니다. 이번 사태는 미국 사회의 정치 양극화와 폭력적 위험이 어디까지 치닫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화두로 남았습니다. 테러 음모는 다행히 막아냈지만, 정치 행사화된 스포츠와 혐오 발언이 뒤엉킨 이번 대회는 미국이 풀어야 할 과제를 여러 겹 던져주었습니다.